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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킹덤 시즌2’ 김은희 작가 “배두나-김혜준 향한 찬사 너무 기뻐”
“‘시즌1’ 혹평, ‘시즌2’위한 치밀한 계산? 난 머리 좋은 작가 아니다”
“생사초-영신의 비밀, 아신의 존재감, 시즌3에서 폭넓게 담고 싶어”
2020-03-25 00:00:00 2020-03-25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K팝, K무비 그리고 이제는 K-스토리가 대세다. 그 중심에는 스타 작가의 대명사가 된 김은희가 버티고 있다. 굳이 그의 필모그래피를 설명하지 않아도 이름 석자로 모든 것이 설명이 되는 스타다. 작가의 스타화는 스토리 중심의 국내 콘텐츠 시장 흐름을 감지할 수 있는 척도다. 그는 작년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와 손잡고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을 선보인 바 있다. 전 세계가 ‘킹덤’에 환호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좀비가 창궐한 세계관을 창조했다. 이질적인 두 소재의 충돌은 생경함을 넘어서 전례 없는 신선함을 만들어 냈다. 이건 곧바로 1억 6000만명이 넘는 전 세계 넷플릭스 유저들을 사로 잡았다. 그리고 1년 뒤 ‘킹덤’은 더욱 확장된 ‘시즌2’ 세계관을 들고 나타났다. 김은희 작가는 이 세계관을 만들어 내면서 다양한 조건들을 대입시켰다. 시즌1에서 던진 여러 복선을 이번 시즌2에서 모조리 회수했다. 그리고 새롭게 이어질 시즌3의 파격적인 떡밥까지 잊지 않았다. 김은희의 ‘킹덤 세계관’은 깊이와 넓이를 가늠키 힘들 정도다.
 
김은희 작가. 사진/넷플릭스
 
인터뷰에 나선 김 작가에게 가장 궁금했던 점을 질문했다. 시즌1은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유독 국내에서만큼은 호불호가 갈렸다. 특히 일부 국내 넷플릭스 유저들은 ‘킹덤 시즌1’에 대한 혹평을 서슴지 않았다. 다소 얼개가 헐거운 스토리라인, 일부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 그리고 필요 이상의 ‘떡밥’ 난발이었다. 물론 시즌2에서 이 모든 게 해소가 됐다.
 
“(웃음)일부에선 제가 시즌2를 염두에 두고 치밀하게 계산을 해 시즌1 대본을 그렇게 쓴 건 아니냐는 말도 하시더라고요. 확실하게 말씀 드리면 전 그렇게 머리가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웃음). 킹덤 세계관은 제가 정말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던 얘기에요. 전체로 보자면 시즌2까지가 절반 조금 못 미치는 분량이죠. 그 전체를 위해서 처음(시즌1)이 필요했고, 이후의 얘기(시즌2)가 필요했기에 맞춰 쓴 것뿐이에요. 절대 저의 계산은 아닙니다. 하하하.”
 
시즌1과 시즌2까지 이어지는 킹덤 세계관의 인기는 아무래도 동양적인 색채 속의 미쟝센 그리고 그 안에서 숨쉬는 캐릭터와 함께 가장 서양적인 소재인 좀비가 함께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시즌1에선 한국의 ‘갓’이 유럽과 북미 쪽에서 상당히 많은 주목을 끌었다. 총도 없고 차도 없는 시대적 분위기가 서양 문화권의 시각에선 흥미로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김은희 작가. 사진/넷플릭스
 
“시즌1에선 기존의 중국과 일본의 복식과는 전혀 다른 한국적인 미를 살린 게 주효했다고 봐요. 저도 사실 킹덤을 준비하면서 여러 자료를 찾아봤는데 몰랐던 아름다움이 너무 많더라고요. 나이가 들었는지 지붕의 곡선만 봐도 다르게 보였죠. 그래서 시즌2에선 이창의 처절한 전투가 벌어지는 궁궐 안의 건축미에도 시선을 두신다면 보는 재미가 더 클 것 같아요.”
 
시즌2는 시즌1의 논란과 많은 것을 단 번에 뒤집어 버리는 결과물로도 큰 화제다. 가장 논란이 됐던 점은 시즌1에서의 연기력 문제가 지적된 배두나의 ‘서비’와 김혜준의 ‘중전’ 캐릭터였다. 사극과는 전혀 맞지 않는 대사 전달력(배두나) 그리고 존재감이 무의미했던 중전 캐릭터의 소비가 두 배우를 넘어 제작진에게까지 이어진 것이다. 김 작가는 아쉬워하면서도 다행이라고 전했다.
 
“시즌1에서 두 배우에게 향한 비난에 가슴 아팠죠. 전체 얘기를 두고 보면 저희는 아는 데 당연히 보시는 분들은 모르시니 그럴 수 밖에 없단 사실이 더욱 아이러니했죠. 서비는 천민 출신이라 궁궐 말투를 써보지 못했을 것이란 배두나의 해석에 동의했죠. 김혜준은 10대 후반에 50대의 왕과 결혼할 수 밖에 없는 세도가의 딸이 가진 비극성을 얼굴에서 봤죠. 그 잠재력이 분명히 터질 거라 봤어요. 시즌2에서 두 사람 모두 최고의 존재감을 보여줘서 너무 뿌듯했어요.”
 
김은희 작가. 사진/넷플릭스
 
아쉬운 점도 시즌2에선 있다. 김은희 작가가 공개적으로 애정을 표현해 온 캐릭터인 ‘영신’ 그리고 그 영신을 연기한 배우 김성규의 존재감이 시즌1에 비해 분명히 폭발력을 드러낼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시즌2에서도 무언가 드러낼 법한 문턱에서 멈췄다. 영신에 대한 얘기에 김 작가 역시 아쉬움을 전했다. 제작비 관련으로 생략한 부분도 있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시즌3를 위해 히든카드로 남겨 두기로 했다고.
 
“영신(웃음) 아휴 제가 정말 사랑하죠. 너무 사랑해요. 하하하. 아쉬움? 정말 많아요. 기대를 하신 분들도 있는데, 김성규 배우도 마찬가지고 저도 그랬어요. 시즌2의 호흡을 위해선 이 정도가 맞는 것 같다고. 물론 시즌3가 제작이 된다면 영신의 비밀도 더 드러날 거에요. 시즌3에선 시즌1과 시즌2의 평민에서 더 바닥으로 내려간 하층민에 대한 얘기가 나올 거에요. 그리고 영신의 대한 비밀도. 진짜 이름이 영신인지 아닌지도 사실 저도 몰라요(웃음)”
 
시즌2의 폭발력은 시즌1에 비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6회까지 이어지는 스토리 매회가 기승전결의 결을 떠올릴 법할 정도로 강력했다. 하지만 단 한 장면, 최고의 히든카드이자 최고의 스포일러 그리고 최고의 임팩트를 선정하자면 단연코 배우 전지현의 합류다. 물론 김은희 작가가 처음부터 그 캐릭터를 맡을 배우로 전지현을 원했다고. 그리고 김 작가 역시 전지현이 수락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김은희 작가. 사진/넷플릭스
 
“너무 놀랐어요. 믿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제안을 드렸죠. ‘아신’이란 이름의 캐릭터인데, 사실 아신은 조선사람이 아닌 여진족이에요. 뭔가 몸을 굉장히 잘 쓰는 여전사 같은 느낌의 배우가 맡았으면 했고, 전지현씨외에는 달리 대안이 생각이 안났죠. 시즌3가 확정된다면 전체 스토리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무게감도 있는 배우. 단 한 장면이 나와도 폭발력을 가진 배우. 전지현 외에는 없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감사해요.”
 
만약 시즌3가 제작이 확정된다면 어떤 얘기가 담기게 될까. 시즌2에서 공개된 생사초의 비밀이 더욱 밝혀질 것이다. 그리고 생사역의 비밀도 더 드러나게 될 것이다. 시즌2 마지막화 마지막 장면에서 모습을 드러낸 ‘아신’의 정체, 그리고 아신과 생사역의 관계. 여기에 영신의 비밀도 담아야 한다. 정말 많은 것이 담기게 될 시즌3가 될 것 같다.
 
김은희 작가. 사진/넷플릭스
 
“하하하. 지금 머릿속으론 시즌3의 2화 정도까지는 구상을 했어요. 시즌1이 ‘배고픔’, 시즌2가 ‘피’였다면 시즌3는 ‘한’에 대한 얘기가 될 것 같아요. 서비와 영신 같은 당시 최하층민에 대한 얘기, 그리고 그 한을 담당하는 한 축이 전지현씨가 맡은 아신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깜짝 놀랄 인물이 또 등장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웃음). 누구냐고요? 그건 영업 비밀입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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