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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자산배분)스타PB에게 듣는다…미국주식·인컴자산, 인기 잇는다
국내주식, 올해 소외감 커져…내년 저평가 매력 기대할만
공모리츠 더 확대…기대수익률은 올해보다 낮아
2019-12-27 01:00:00 2019-12-27 01: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2019년은 경기침체 불안 속에서도 투자 성과가 좋았다. 특히 미국과 중국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을 이긴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에게 보답했다. 투자처를 국내에 한정했다면 글로벌 자산시장의 호황을 체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연초 이후 미국, 중국 주식시장이 20% 넘게 급등할 동안 코스피는 5% 수준의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안정적인 배당투자 수단인 리츠(REITs)에 대한 투자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을 대변하는 인컴자산은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핵심 투자처로 부상했다.  
 
<뉴스토마토>는 27일 안예희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 부지점장,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 이대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리테일영업1실장,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 등 국내 증권·자산운용사의 스타 프라이빗뱅커(PB)와 자산관리(WM) 전문가들에게 2020년 주목할 투자자산과 자산배분 전략에 대해 물었다.  
 
내년에도 한국, 해외를 아우르는 분산투자는 전략의 1순위로 꼽힌다. 고공행진한 미국은 선진 주식시장에서 여전히 굳건한 투자 매력도를 이어갈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소외감이 두드러진 국내주식의 반등을 기대하는 의견도 많다. 인컴자산 중에서도 대표 주자인 리츠의 경우 내년에도 인기몰이를 지속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고공행진 미국주식 "내릴 이유 없어"
 
올해 미국증시는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크리스마스 전일까지 미국 다우존스산업지수는 22.2%,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8.5% 올랐다.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 올해 북미주식형 펀드 수익률(24일 기준가)은 31.0%에 달한다. 해외주식형을 국가별로 볼 때 중국(30.2%)보다 높고, 러시아(36.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러시아는 올해 중앙은행에서 다섯차례나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이제 "고점이 어디냐"를 놓고 불안한 기색을 보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빠질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안예희 KB증권 도곡스타PB센터 부지점장은 "미국은 성장기가 상당히 오래 지속됐지만 꺾이기엔 대출증가나 재고축적 등 부정적인 데이터가 없다"며 "내년은 연초에 밋밋한 수준으로 조정받다가 2분기 이후 다시 우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흥국 중에서는 베트남에 대한 시각이 여전히 우호적이어서 개별주나 베트남 펀드에 투자하는 전략도 괜찮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서재연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는 "내년에도 국내만 투자하는 것보다는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게 유리할 것"이라며 "미국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나 바이오 ETF는 내년에도 유망할 것으로 보이고, 이머징마켓 중 인도, 중국주식에도 주목한다"고 말했다.
 
연말 국내주식 중 저평가 종목을 고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상무는 "대주주 과세에 해당되는 개인들의 주식 매도로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 종목들이 있다"며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추세이면서 단기에 가격조정이 있었던 저평가 우량주를 매수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 역시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 소장은 "소외된 국내주식에서 투자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국내주식은 밸류에이션이 낮고 올해 미중 무역분쟁 이슈에서 가장 크게 억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낮아졌지만 주가는 오르지 않아 글로벌 자산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괴리감이 어느 때보다 컸을 것"이라며 "내년엔 주요국 주식시장 중 가장 높은 기업이익 성장률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펀드, 중심은 '인컴'
 
올해 공모펀드 시장의 중심은 인컴이었다. 이 분위기는 내년에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인컴펀드는 고배당 주식, 고수익 채권, 리츠 등 중위험·중수익형 자산에 투자해 꾸준한 이자나 배당 등과 같은 현금흐름인 '인컴'을 추구한다. 올해 인컴펀드에는 1조350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고, 수익률 역시 12.0%로 높았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7.3%인 것을 감안하면 변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둔 셈이다.  
 
이대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리테일영업1실장은 "미국과 이머징마켓의 낙수효과도 기대되지만, 시장 전망과 달리 고객들에게서 체감적으로 느껴지는 수요는 안정성향"이라며 "내년 투자의 주류는 인컴펀드"라고 꼽았다. 이 실장은 "인컴 투자를 메인, 주식을 서브 전략으로 가져가면서 인컴자산보다 안정을 추구한다면 단기채권 투자를 접목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타깃데이트펀드(TDF)는 퇴직연금을 굴리는 수단 이상의 펀드 투자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서재연 상무는 "TDF는 퇴직연금을 굴리는 투자자 위주의 상품이지만, 일반 펀드 투자로도 괜찮다"면서 "다만 보수적 성향이라면 TDF2025 등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품으로 가입하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TDF 상품명 뒤에 붙은 숫자는 예상 은퇴시점을 나타낸다. TDF2025·2030·2035·2040·2045·2050 등 대게 5년 단위로 은퇴시점을 구분해 펀드가 나와 있다. 은퇴가 얼마남지 않은 나이대로 갈수록 안전자산 투자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자신의 은퇴시점과 상관없이 2025년형 TDF에 투자하면 고수익은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리츠 인기 지속…배당수익률 4~6% 기대
 
올해 간접투자 시장에서 가장 큰 인기몰이를 한 상품을 꼽으라면 단연 리츠일 것이다. 리츠는 자금을 모아 빌딩이나 상가 등에 투자해 임대수익 등을 기반으로 배당 수익을 제공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다. 리츠 역시 인컴자산의 한 종류다.  
 
특히 국내에는 아직 초기 단계인 상장리츠 시장이 커지면서 한국거래소가 처음으로 '리츠인프라·우선주 혼합지수'를 발표하기도 했다. 저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안정적인 배당투자 수단인 상장리츠에 대한 투자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결정이다.
 
김경록 소장은 "내년에는 공모리츠가 더욱 늘어나면서 공모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이 확대되고 투자상품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기대수익률은 올해보다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즉 리츠 자산가격(주가)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보다는 리츠의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상장리츠는 주가가 크게 오른 상태여서 올해만큼의 높은 수익을 기대하고 투자에 나섰다가는 실망할 수 있다"며 "배당수익률 4~6% 수준의 인컴을 보고 투자한다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상장된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의 공모주에 대한 일반투자자의 청약증거금은 무려 12조5109억원에 달했다. 롯데리츠는 63.28대 1, NH프라임리츠는 317.62대 1이라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의 주가(26일 종가)는 공모가보다 각각 24.8%, 20% 상승했다.
 
다시 뜨는 브라질 국채
 
브라질 채권 투자수요는 12월 이후 다시 꿈틀대는 분위기다. 브라질 국채는 한 때 10%대 이자에다 비과세라는 강점으로 국내 투자자들에게 인기몰이를 했다. 국채 투자로 얻은 수익은 조세협약에 따라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헤알화의 환율 변동성이 커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위험·고수익형 상품에 분류된다. 그런 브라질 국채가 연말~연초에도 역시 매수하기 적기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현재 브라질 10년물 국채의 연환산 수익률은 5~6%대다.
 
안예희 부지점장은 "브라질 채권은 1월과 7월에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1월 이자를 받으려는 수요가 12월 매수가 급격히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헤알화도 하락하고 있어 매수에 나서기 좋다. 헤알화 300원 이하에서는 투자하기에 매력적"이라고 조언했다.
 
서재연 상무 역시 "최근 원헤알화 가격이 떨어졌는데, 3년 전의 고금리는 아니겠지만 환율 대비로는 매수하기 괜찮은 시기"라고 말했다.
 
헤알화 환율이 크게 움직이는 게 걱정된다면 브라질 정부가 발행하는 달러화 표시 채권에 투자할 수도 있다. 브라질 달러화 국채의 금리는 헤알화 표시 국채보다 낮다. 하지만 비과세 혜택이 동일하면서도 헤알화 환율 변동성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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