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드사들 '탈비자' 본격화…해외수수료 인상 '무혐의' 영향
비자, 수수료 0.1% 인상 통보…최신카드 비자 비중 3분의1로 뚝
입력 : 2019-11-21 06:00:00 수정 : 2019-11-21 06:00:00
[뉴스토마토 김형석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글로벌 카드브랜드인 비자(Visa)카드의 비중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비자카드의 해외이용수수료 인상에 면죄부를 주면서 카드사들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6개 전업계 카드사가 출시한 해외겸용 카드 16개 중 비자카드를 적용한 상품은 6개에 불과했다.
 
국내 카드사들이 비자카드의 비중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KB국민·신한·롯데카드는 신규 카드에 대한 해외이용 수수료율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비자카드에 대한 비중을 줄여나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수수료율 인상 등도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카드사의 비자카드 비중 줄이기를 지원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은  카드사의 비자카드 상품약관 변경 문의에 불가하다는 답변을 내놨다. 대신 금감원은 개별 카드사가 비자카드의 신규발급을 선택하도록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상품약관 변경은 어려우니 차라리 신규발급을 중단하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비자카드의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데는 공정위의 무혐의 처분에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비자카드는 지난 2016년 내 카드사들에게 해외결제 수수료를 0.1%포인트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카드사들은 비자카드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수수료를 올렸다고 공정위에 제소했지만, 공정위는 비자카드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카드사들이 제기한 비자카드의 거래상 우월적 지위 남용 여부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리고 이를 카드사들의 소송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율촌에 통보했다. 공정위는 비자카드가 한국 뿐만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수수료를 인상했고, 국내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 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비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가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카드사 다른 관계자는 "공정위의 무혐의 처분으로 카드사들이 할 수있는 대책은 비자카드의 비중을 축소하는 것"이라며 "신규 카드 발급을 줄이는 것은 이 같은 카드사들의 대응에서 나온 조치"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의 이런 조치로 비자카드의 국내 점유율은 크게 하락 중이다. 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자카드의 올해 상반기 발급된 국내외 겸용카드 중 비자카드의 비중은 30% 중반대까지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6년(50%)보다 10%포인트 이상 하락한 수치다. 비자카드는 지난 1998년 국내 카드시장에서 마스터카드를 제친 이후 10여년 이상 국내 카드시장 1위를 기록해왔다. 이후 2006년에는 국내외 겸용카드 중 비자카드가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달하기도 했다. 
 
비자카드의 비중이 줄어든 가운데 마스터카드와 유니온페이(은련)가 공격적인 영업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마스터카드 비중은 30%대 초반으로 나타났다. 3년 전(20%)보다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같은 기간 5% 미만이던 유니온페이의 경우 7~8%까지 비중을 높였다.
 
이들은 비자카드(1.1%)보다 낮은 해외이용수수료(마스터카드 1.0%, 유니온페이 0.8%)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약관을 변경해가면서까지 비자카드 비중을 높일 필요가 없다"며 "상대적으로 해외이용수수료 부담이 적은 마스터카드와 유니온페이를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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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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