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에게' 임대형 감독, 동아시아 여성과 페미니즘에 대해 (종합)
임대형 "여성 서사 작품 만들기 위해 많은 고민했다"
김희애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도 재밌는 영화로 증명되길"
입력 : 2019-11-05 16:49:44 수정 : 2019-11-05 16:49:44
[뉴스토마토 김희경 기자] "한국과 일본 여성, 분명 다릅니다. 하지만 남성중심적인 사회 질서가 공고하게 성립된 나라에 살아왔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윤희에게'는 이런 동아시아의 여성들이 서로 연대하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임대형 감독)
 
임대형 감독이 추운 계절을 맞아 따뜻한 목도리 같은 영화를 준비했다. 단순히 한 여성의 로드 무비로도 볼 수 있고, 넓게 해석해 동아시아 사회에 살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보석같은 영화가 찾아올 예정이다.
 
5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윤희에게'(감독 임대형)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임대형 감독을 포함해 배우 김희애, 김소혜, 성유빈이 자리를 참석했다.
 
영화 '윤희에게' 메인 예고편. 사진/리틀빅픽쳐스희
 
'윤희에게'는 감성 멜로 영화로, 우연히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김희애 분)가 잊고 지냈던 첫사랑 쥰(나카무라 유코 분)의 기억을 찾아 일본 오타루로 떠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2019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도 선정돼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얻은 작품이다.
 
임대형 감독은 남성으로서 해당 작품을 최대한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보기 위해서 애썼다고 입을 열었다. "대본을 쓰며 가장 고민한 것은 남성으로서 여성 서사를 풀어가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윤희에게'를 도전한 이유는,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만약 (여성을)저와 다른 존재, 혹은 멀리 있는 존재라고 생각헀다면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 가까이엔 당장 엄마와 동생들이 있습니다. 대리 경험을 할 수 있는 존재들이 있었죠. 그들의 시각으로 보기 위해 스스로 의심하고, 질문도 많이 한 거 같습니다." (임대형 감독)
 
영화 '윤희에게' 메인 예고편. 사진/리틀빅픽쳐스희
 
이번 영화에서는 한국 여성 윤희와 일본 여성 쥰과의 첫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비슷하면서도 확연하게 차이점이 드러나는 두 국적의 여성, 임대형 감독은 한국과 일본의 공통점으로 '오랫동안 남성중심적인 사회 질서가 성립된 나라'라고 설명했다.
 
"한국 도서 '82년생 김지영'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일본 도서 '여성혐오를 혐오한다'가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는 게 우연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렇게 페미니즘 이슈가 시대정신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 시점에서, 동아시아 여성들이 서로 연대하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영화로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임대형 감독)
 
김희애는 이번 작품을 연기하면서 동성애와 이성애의 차이를 염두하며 연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극중 윤희와 딸 새봄의 가족이 두 명뿐이더라도 서로에게 완전한 존재가 되듯, 윤희와 쥰 또한 그들만의 완벽한 사랑이기 때문이었다.
 
"저는 어떻게 보면 딸아이와 함께 여행을 가는 간단한 로드무비로 봐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 여자의 잊고 있던 추억을 찾아 떠나는 잔잔한 다큐멘터리라고나 할까요. 소재의 압박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나카무라와의 호흡은 정말 좋았습니다. 배우님의 눈빛을 봤을 때 정말 진심이 느껴져서 저도 그분에게 보답할 수 있는 연기를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한 기억이 있습니다. 대화는 오래 나누지 못했지만, 눈빛으로 전부한 거 같습니다." (김희애)
 
배우 김희애. 사진/뉴시스
 
김희애는 최근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서 유의미한 연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허스토리'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문정숙 차장으로 변신했고, '우아한 거짓말'에서는 세상을 떠난 막내딸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과거를 되찾아가는 엄마 현숙을 도전했다. 이외에도 '사라진 밤', '쎄시봉' 등 다양한 색감의 영화에 얼굴을 드러내며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는 여성 캐릭터들의 다양성을 구축할 수 있는 작품이 나오길 원한다고 입을 열었다.
 
"저는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배역의 크고 작은 것보다는 재미있는 시나리오가 작품 선정의 기준이 됐습니다. 제 나이에 주류가 될 수 있는 작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죠. 하지만 '윤희에게'를 통해 저희 같은 여성 캐릭터들가 전면으로 나서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기존 영화계에 존재하는선입견을 깰 수 있는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임대형 감독의 따뜻한 시각과 김희애의 열정적인 도전이 합쳐진 '윤희에게'. 과연 이번 가을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일 수 있는 영화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개봉은 오는 14일.

영화 '윤희에게' 메인 포스터. 사진/리틀빅픽쳐스
 
김희경 기자 gmlrud15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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