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주도 복지 효율화가 키, 지역 특성 반영도 과제
전문가들 "재원 책임 명확히 해 지자체 사업 여력 마련해야"
입력 : 2019-10-13 18:00:00 수정 : 2019-10-13 18:00:00
[뉴스토마토 차오름 기자]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복지 재정 분담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은 개편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정책 기획 책임에 따라 재원 책임을 조정하는 것에서부터 국고보조율 인상까지 다양했다. 지역이 사정에 맞는 복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방 재정을 확충하는 것도 과제로 꼽혔다.
 
13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한 전문가들은 복지 사업의 재원 부담을 조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지난 7월 복지대타협특별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뒤 염태영(가운데) 수원시장과 정원오(왼쪽 네 번째) 성동구청장을 비롯한 복지대타협특위 관계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승연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복지 분야 국고보조사업은 중앙 정부 추진 사업인데 지자체 매칭을 의무화했다"며 "국고보조사업이 많을수록 지자체의 재정 부담은 커지고 자체 사회복지사업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위축된다"고 지적했다.
 
현행 국고보조사업의 기준보조율은 지난 1987년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뼈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지방자치 부활, 보편 복지 확대 등 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책 결정은 중앙 정부가 하고 집행만 지자체에서 맡으며 재원은 공동으로 부담하는 구조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사회복지 사업의 특성을 고려한 기준에 따라 중앙과 지방 간 정책 기획, 집행 책임, 재원 책임이 합리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회보험과 같은 전국적이고 보편적인 사업은 중앙 정부가 기획, 집행, 재정을 모두 담당하고 지역적, 선별적 사업들은 집행과 재정을 모두 지자체가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의 제안에 따르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산재보험, 아동수당 등은 중앙 정부 책임으로 분류하고 청년수당, 사회복지관 같은 사업은 지자체가 자립적 세원으로 담당하는 식이다. 그는 "국가의 우선적 책임이 요구되는 사업은 과감하게 중앙 정부로 환원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사업과 재원을 통일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국고보조율을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만하다. 생계급여, 보육료 지원, 아동수당, 기초연금 등 4대 기초복지의 국고보조율을 높임으로써 지자체의 숨통을 트일 수 있다는 것이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현재 78.7%인 기초연금 실보조율을 80%로 인상하면 올해 예산 기준 1921억원의 지방 부담이 감소하고, 90%로 인상하면 1조6577억원이 지방 부담이 줄어든다. 생계급여 실보조율은 현재 81.8%로 이를 90%로 올리면 3782억원의 지방 부담이 감소하며 46.8%에 불과한 보육료 지원 실보조율을 80%로 인상하면 1조6617억원의 지방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는 "복지 수요가 폭증하는 만큼 정부이 복지 크기도 커져야 한다"며 "단 지금 방식대로 커지게 되면 복지의 비효율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 중앙 재정을 지방으로 이양하게 되는데 현 상태로면 돈을 더 넘겨줘도 지자체에 여력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지방이 중앙 사업만 하다보니 독자적으로 적극 행정을 할 동기가 없어지는 만큼 근본적인 역할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복지 재정 부담률이 높아지면 양질의 복지가 전국에 차별 없이 전달될 수 있고, 지자체는 늘어난 여력으로 사정에 맞는 복지 사업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원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의 복지 보조금 증가율에 상응하도록 세입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 교수는 "지자체 일반재원 증가율 범위 내에서 중앙 복지 보조사업의 증가 규모를 관리해야 한다"며 "복지 보조금이 지자체 재원 증가율을 초과할 경우 사후 지방 세입을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자체가 늘어난 가용재원으로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이배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위원은 "자치 분권과 재정 분권의 흐름 속에서 복지 사업에 대한 대타협이 필요하다"며 "지방 정부도 사회복지를 확대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만 지속 가능하고 보다 질서 있게 복지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짚었다. 김 전문위원은 "지역 주민의 욕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지자체의 복지 사업 자율성이 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오름 기자 risi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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