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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플랫폼 진화 편의점)②성장 한계 속 신종 배달 등장
"과도한 출점 문제 상존"…출점 없이 매출 증대 꾀한다
2019-08-26 06:00:00 2019-08-26 06: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출점 제한이 편의점주 경영난 해법으로 수렴됐지만 문제는 지속된다. 제도 강제성이 없는 상태에서 근본적으로 가맹점주들의 매출에 도움이 되는 방안이 아니기 때문에 경영난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 속에 편의점은 출점 경쟁을 자제하고 새로운 매출 창구를 확대할 수 있는 생활 플랫폼 서비스의 하나로 신종 배달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출점 제한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편의점 6개 업체가 제정한 자율 규약을 승인했다. 해당 규약에는 출점 예정지 인근에 경쟁사의 편의점이 있으면 주변 상권의 입지와 특성, 유동인구, 담배 소매인 지정 거리인 50m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점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 업체는 개별적인 출점 기준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한다. 또 신중한 출점을 위해 가맹 희망자에게 점포 예정지에 대한 상권 분석, 경쟁 브랜드 점포를 포함한 인근 점포 현황, 상권의 특성 등에 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공정위는 또한 올해 1월 편의점 자율 규약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법령 개정사항 등을 반영해 표준가맹계약서를 개정했다. 개정된 계약서는 자율 규약에 반영되지 않았던 명절 당일, 경조사 등 가맹점주의 영업시간 단축 허용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CU는 업계 최초로 이달부터 '명절 휴무 자율화 제도'를 시행한다. CU의 '명절 휴무 자율화 제도'는 다음 달 추석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출점 제한은 강제가 아니어서 실제로는 규약과 달리 출점이 이뤄지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열 CU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담배 소매인 지정 거리 50m 제한 내에서 출점하는 것은 줄었다"라면서도 "현재는 자율 규약 발표 당시 이슈가 됐을 때보다 잠잠해진 상태이고, 과도한 출점 문제는 해소된 것이 아니라 상존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지방에서는 면 단위에도 점포가 3개 이상 들어서는 등 기형적인 형태도 발생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해법찾기는 다른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업계는 출점 경쟁 없이 편의점에 새로운 수익을 안겨다 줄 방안으로 배달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가맹점 매출 증대 전략의 일환으로 배달 문화의 확산과 함께 편의점이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CU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 메쉬코리아의 부릉과 함께 지난 4월 수도권 내 30여개 직영점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범으로 운영했으며, 5월 1000여개 가맹점에서 정식으로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 서비스는 정식 도입 두 달 만인 지난달 말 운영 가맹점을 2000여개로 확대했다. 
 
이전의 편의점 배달 서비스는 단순히 상품을 대신 구매해 전달하는 방식이었지만, CU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고객이 직접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고객이 요기요에 접속해 1만원 이상 구매하고, 배달 이용료 3000원을 내면 가까운 CU 점포의 상품을 원하는 곳에서 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GPS 기반으로 주문자로부터 반경 1.5㎞ 이내에 있는 CU 매장이 노출되고, 요기요에서 실시간으로 상품의 재고도 확인할 수 있다. 
 
CU는 앞으로 배달 서비스 제공 매장을 지속해서 확대하고, 일부 직영점에서 시범으로 운영하는 우버이츠 배달 서비스를 매장 관리 시스템과 연계하도록 할 예정이다. 개발이 완료되는 대로 전국 가맹점으로 확대하는 등 배달 플랫폼에 추가하기로 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고객 위치 기반 기술과 실시간 재고 연동 시스템 등 가맹점에 최적화된 배달 서비스 운영으로 고객과 가맹점 모두 만족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GS25는 지난 4월부터 요기요, 5월부터 글로벌 음식 배달 플랫폼인 우버이츠와 제휴해 서울에 있는 직영점 4곳에서 배달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GS25는 테스트를 거쳐 제반 사항에 대해 검토한 후 운영 카테고리, 이용 시스템 등을 보완해 연말까지 서비스 대상 지역을 수도권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미니스톱도 지난달부터 요기요와 서울 직영점 4곳에서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편의점이 생활 서비스 플랫폼을 확대하는 것은 과밀화된 시장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사실상 포화 상태인 국내 편의점 시장은 외적 성장을 더는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 1월 미니스톱의 매각이 중단되면서 양강 체제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부릉라이더가 CU 점포에서 요기요를 통해 접수된 주문 상품의 배달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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