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한국 백색국가 제외)영화계 ‘냉탕’ vs ‘온탕’
2019-08-02 16:58:58 2019-08-02 17:52:3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단 발표를 했다. 화이트리스트 즉 백색국가는 우방국을 뜻한다. 여기서 배제되는 것은 상대국의 수출 등 여러 경제 활동에 대한 우대 조치를 제한한다는 뜻이다. 최근 한일 양국의 악화 일로가 더욱 험난해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영화계로까지 즉각적으로 번지는 중이다.
 
 
 
우선 오는 8일 개막하는 제1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총 7편의 일본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일부에선 이들 영화의 상영 취소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단 영화제 측은 상영 강행 입장이다. 상영되는 영화는 장편 지미 페이지 따라하기’ ‘오래된 이 길’ ‘탱고의 아버지 아스토르 피아졸라’, ‘굿바이 입술’, 단편 비발디-겨울’ ‘아르카디아’, 다큐멘터리 색소폰 연주자 타케우치 나오. 영화제 성격상 일본의 정치적 색채나 군국주의를 예찬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아르카디아의 타케모토 요시노 감독과 배우 토모야마 유키는 영화제 게스트로 참석할 예정이다.
 
영화제 측은 이번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발표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하면서도 예술 분야에서의 보이콧 여부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단 입장이다. 영화제 측 입장과 달리 온라인에선 영화제 측의 일본 영화 상영 반대 의견도 뜨겁다.
 
제천영화제 측의 판단과 결과는 오는 10월 개막하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측의 선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최대 국제 영화제로 명성을 쌓고 있는 부산영화제 측은 매년 다수의 일본 영화들을 상영해 왔다. 하지만 이번 화이트리스트 제외 충격파로 인해 상영작 리스트 선정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영화인들의 교류의 장이 될 두 영화제의 반응과 달리 국내 극장가는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작품들이 연이어 개봉 대기 중이다. 지난 달 25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주전장은 일본의 우익 세력의 맹점을 집요하게 파고든 문제작이다. 여러 인물들을 인터뷰하면서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려는 일본의 우익 세력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계 미국인이자 유명 유튜버인 미키 데자키가 연출을 맡았다. 국내에선 불과 40여개 안팎의 스크린에서 상영 중이지만 벌써 누적 관객 수 1만명을 넘어섰다.
 
 
 
오는 7일과 8일 연이어 개봉하는 봉오동 전투와 다큐멘터리 김복동은 반일 감정을 더욱 들끓게 할 내용을 담고 있다. ‘봉오동 전투는 일제 강점기 독립군이 일본 최정예 부대를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봉오동 전투를 극화했다. ‘김복동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로 유명한 고 김복동 할머니의 삶을 고스란히 담았다. 1992년 위안부 피해자임을 고백한 이후 일본 정부를 향해 위안부 피해 사과 촉구 운동을 해 온 상징적인 인물이다. 배우 한지민이 내레이션을 맡아 작품 자체의 의미에 힘을 보탰다. 두 영화 모두 예비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들이다.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결정이 국내 영화계에 뜨거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영화제의 고심과 극장가의 반사이익 대비가 국민 감정을 어느 쪽으로 끌어 갈지 지켜볼 상황이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