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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패러다임 바뀐다)②금융결제망도 전면 개방…금융권 생존 몸부림
오픈뱅킹 도입시 타업종과 협력확대 불가피…금융지주사, 혁신기업 발굴·투자·인수 나서
2019-07-23 08:00:00 2019-07-23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핀테크의 등장으로 전통적인 금융사들은 큰 변화의 시기를 맞게 됐다. 핀테크가 무너뜨린 경계로 더 이상 은행과 보험, 카드, 증권 등을 나누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 연말부터 기존 금융권의 성역이었던 금융결제망이 개방되면, 핀테크 기업들은 모든 계좌와 금융거래정보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사들은 잠재적인 경쟁자인 핀테크 기업과 협력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분석기술에 강점이 있는 신생 기업에 대해선 직접 인수를 시도할 계획이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핀테크가 바꾸는 금융패러다임의 시작은 해외송금업이었다. 지난 2017년 7월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이 개정돼 금융사가 아닌 업체도 해외송금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일대 지각변동을 맞닥뜨리게 됐다. 제도 시행 후 첫 등록업체는 4개에 불과했지만 국내 핀테크 바람과 함께 현재는 25개 업체로 확대됐다.
 
해외송금망 공개가 전초전이었다면 실전은 금융결제망 공개다. 은행들이 수십년간 공들여만들어 독점적으로 운영된 금융결제망을 올해 12월부터 모든 핀테크 기업에게 전면 개방된다.
 
이러한 '오픈뱅킹'은 제3자에게 은행계좌 등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고 지급결제 기능을 개방하는 제도다. 이용기관들은 오픈뱅킹으로 지급결제 기능을 공유하고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 개발에 마음껏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오픈뱅킹'이 도입되면 가령 토스의 송금서비스는 거의 무료료 제공된다. 오픈뱅킹 도입으로 계좌가 한곳으로 통합되면 토스 1건당 수수료가 400~500원에서 10분의1 수준으로 낮아진다.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도  지금은 사용자가 1회 200만원 한도로 선불 충전해 사용하지만, 앞으로는 한번 로그인으로 본인의 모든 계좌에서 결제·송금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KB·하나·우리·농협금융 등 국내 5대 금융그룹이 앞으로 5년동안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금액이 6조원이다. 
 
과거에는 핀테크 기업과의 사업제휴 중심으로 핀테크 기업의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면, 인수와 직접 설립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해외송금과 같은 사례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만큼 은행 등 주요 금융사들은 핀테크 발굴부터 투자,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 주요 은행들은 기존 핀테크 기업의 인수 또는 협력 강화, 자체 핀테크 기업 설립에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의 1Q 애자일 랩을 비롯해 신한금융의 '신한퓨처스랩', KB금융의 'KB이노베이션허브', 우리금융의 '위비핀테크랩'·'디노랩', 농협금융의 'NH디지털혁신캠퍼스' 등 각 금융그룹에는 핀테크 육성 프로그램이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가 연내 금융사가 핀테크 기업의 지분을 100% 인수할 수 있도록 법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현재는 금융·보험업이나 밀접업종 이외에는 지분 15% 한도로 출자를 제한했지만, 혁신법에 따른 혁신금융사업자·지정대리인, AI·빅데이터·블록체인 등 신기술로 금융서비스 발전에 기여가 예상되는 기업들은 100% 출자가 가능해진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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