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패러다임 바뀐다)①'적과의 동침' 확산, 금융사 독점구조 흔들
신생 핀테크 기업 등장에 대형은행 수수료 순익 1년새 10%↓
하반기부터 금융-IT간 '경계 파괴' 본격화
입력 : 2019-07-23 08:00:00 수정 : 2019-07-23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당국이 핀테크 기업과 금융사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금융권에 '적과의 동침'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사들은 핀테크 기업이 잠재적인 경쟁자라도 대출부터 계좌, 신용정보에 이르기까지 핵심 업무를 나눠야 하고, 새로운 신기술에 잠식을 당하지 않으려면 직접 육성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동거'는 금융사의 전통적인 사업분야로부터 벌어들인 독점적인 이익구조마저 흔들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개 주요은행의 지난 1분기 순수수료수익은 1조3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줄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수수료 인상에 대한 부정여론이나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수익이 감소세"라며 "인터넷은행과 신생 핀테크사들이 저렴한 수수료를 갖고 나오면서 경쟁한 효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토스, 카카오페이 등 ‘수수료 무료’를 내세운 간편 송금·지급결제 업체가 나오면서 은행들이 현금 인출과 환전, 송금 등 전통적으로 이익을 챙기던 분야에서 수수료를 대폭 줄였다.
 
페이코, 토스 등이 수수료를 대폭 줄인 환전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대형 은행들의 과점도 깨졌다. 올 들어 환전한 고객의 10% 이상이 신생 핀테크 기업을 이용했다. 인터넷은행이 타행 ATM을 사용할 때 내는 출금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한 영향도 크다.
 
올 하반기부터 수수료의 벽은 더욱 무너져내릴 전망이다. 오는 12월 '오픈뱅킹(공동결제 시스템)'이 도입되면 금융사의 전유물이던 결제망이 핀테크 업체에도 개방된다. 핀테크 업체들이 은행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10분의 1로 줄어드는 만큼 무료 서비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핀테크 기업과 금융사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대출이나 카드발급 심사, 보험계약 변경 등 금융사가 독점한 핵심업무를 핀테크 기업과 나누는 것이다.
 
전문가는 현재 대다수의 핀테크 회사가 소규모인 만큼 당국의 정책 방향성은 적절하지만,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은 민간 중심의 핀테크 생태계 구축이라고 제언했다. 규제 개혁도 중요하지만 금융사 의존도가 높은 현재 상황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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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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