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동걸린 '과로사회 탈출')정책 스톱 탓 '소득vs건강' 논란만 확산
연간 2024시간 달해…전문가 "소득보전, 생산성 높여야"
입력 : 2019-06-09 20:00:00 수정 : 2019-06-09 20:00:00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일구겠다며 정부가 핵심과제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삐그덕 거리는 모습이다. 경영 악화를 내세운 사용자측의 불만이 거세지자 경영계는 주 52시간 근로 효과를 상쇄할 수 있는 탄력근로제 확대를 대책으로 꼽고 있어서다. 이에 전문가들은 탄력근로제 확대 보다는 소득보전과 생산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과 관련해 <뉴스토마토>가 9일 업계와 전문가, 시민단체 의견을 종합한 결과 소득과 건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지만, 국회에서의 입법절차가 전혀 진행되지 못함으로써 논란만 더 부추키는 모양새다. 정책입안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경영계와 노동계 등 이해관계가 맞물인 진영에서 목소리를 높이면서 결과적으로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선 정부는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해 사용자들의 경영 악화를 비롯해 근로자들의 소득이 줄어드는 부분을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는 업태별 근로형태별로 각각 다른 입장이 전해지고 있다. 초과근로로 인한 수당의 비중이 큰 사업장과 만연한 초과근로로 인한 부담이 상당한 곳의 상황이 다른 탓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는 "2017년 과로사로 죽어나간 노동자가 354명이고 12년 동안 산재로 인정된 과로사만 4428명으로 매년 370명에 달한다"면서 "수많은 국제연구에서 과로가 질병 가능성을 키운다는 연구 결과 등을 정부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낮은 임금과 안정적이지 못한 근무 환경, 선진국 대비 전무한 상병수당 등이 갖춰지지 않은 사회 구조의 개편이 우선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제작=뉴스토마토
 
문재인 정부 들어 주 52시간 근무제를 내세운 배경에는 근로자들이 과로사회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정부는 시행 초기 급격한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6개월을 계도 기간으로 삼아 법 위반에 대한 처벌에 융통성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에 제대로 정착도 하기전에 탄력근로제 확대가 힘을 얻으면서 정부가 내세운 탈 과로사회는 경제 논리에 밀려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최소한의 소득보전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유선 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근로자들이 사회적 용인 수준 넘어서 일하려고 하는것은 현재 월급으로 최소한 생활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면서 "주 52시간제는 무리없이 진행하되 기업은 효율성 개선하거나 생산성을 증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2017년 기준으로 202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평균인 1759시간 보다 265시간이나 더 길다. 주 평균 48시간 이상 근로하는 근로자의 비율도 27.2%로 주요 선진국들의 10% 전후의 값 보다 두 배이상 높다. 
 
세종=이진성·차오름 기자 jin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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