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최근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스팩을 통한 우회상장이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팩 합병을 통한 상장이 내년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스팩(SPAC)은 총 11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한해 동안 상장한 스팩 20건의 절반을 넘어선 것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기업인수목적회사다.
스팩 상장심사 청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스팩 합병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스팩 합병이 승인됐거나, 청구서를 접수한 기업은 총 8곳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스팩 합병은 11건이었고, 같은 기간의 스팩 합병이 3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약 2배 이상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스팩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시장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됐다. 스팩은 기관에 의한 공모가 산정 과정이 없어 기관 수요예측 부진이나 희망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모가가 확정되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엔 대어급 공모기업들도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부진한 수요예측으로 공모가가 낮게 결정되기도 했고, 그로 인해 일부는 공모를 철회한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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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과거 상장 실패의 경험으로 스팩 합병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있다. 올해 스팩 합병을 진행하는 곳 가운데 줌인터넷, 포인트엔지니어링, 페이게이트 등 3사는 상장 재도전에 나선 기업들이다.
여기에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진 것도 스팩이 증가한 원인 중 하나다. 스팩은 IPO 직상장에 비해 시장의 영향을 덜 받는다. 최근 글로벌 증시에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국내 증시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어 스팩을 통한 증시 입성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불안한 증시 분위기와 과거 경험들로 인해 스팩 합병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며 “올해와 내년, 스팩 합병을 통해 신규 상장하는 기업들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15년 가장 많은 스팩이 상장했었다는 점도 스팩 합병이 증가한 배경이다. 스팩은 상장 후 3년 안에 합병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청산된다. 지난 2015년 스팩상장이 45건이었고, 해당 기업들 모두가 합병에 성공했거나 해산돼 다시 새로운 스팩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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