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골든타임' 잡아야"…국회, 규제 점검 한목소리
민병두 의원 등 분산경제포럼서 산업육성 강조
'규제 샌드박스'·'블록체인 특구' 도입 등 제시
입력 : 2019-04-04 17:01:40 수정 : 2019-04-04 17:01:4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골든타임'을 놓치면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블록체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정부 또한 규제정책을 재점검하고 규제 샌드박스(일정 기간 규제 없이 사업할 수 있는 제도)에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등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4일 열린 분산경제포럼에서 (왼쪽부터) 한승환 분산경제포럼(Deconomy) 주최자, 민병두 정무위원장·정병국 4차산혁명명 특별위원회의 위원장·송희경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간사·원희룡 제주도 지사가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백아란기자
 
4일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과 정병국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위원장,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은 서울 충무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디코노미(분산경제포럼·Deconomy)2019'에 참석해 이 같은 방향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날 민병두 위원장은 4차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국가비전으로 'ABC Korea' 전략을 제시하며 "4차 산업혁명은 전세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중요한 산업으로, 이제는 정부차원에서도 그동안의 규제를 재점검하고 열어줄 때"라고 평가했다. 민 위원장이 제안한 'ABC'는 AI(인공지능)와 Blockchain(블록체인), Contents & Culture(콘텐츠·문화)를 뜻한다.
 
정 위원장은 "기술문명이 100마일로 간다면 정치는 3마일, 법은 1마일로 간다는 얘기에 공감한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지만 새로운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이다보니 관료적인 입장에서는 이에 대해 방어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문재인대통령 또한 의지가 있어 4차 특위를 만들고 여러 가지 정책도 내놓고 있다"라며 "국회 차원에서도 세미나를 열고 법안을 제안하고 있고, 현존하는 부작용을 어떻게 최소화하면서 열어갈지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위원장은 또 "시장이 급격하게 변화하다보니 어떤 법안이 마련됐을 때 또다른 새로운 기술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존재한다"며 "특히 블록체인 산업의 경우 한국뿐만 아니라 국제적 공조도 필요하다"고 꼽았다.
 
특구나 인프라 마련의 중요성도 거론됐다.
 
송 의원(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간사)은 "블록체인은 이미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정부의 역할을 촉구했다. 그는 "아무리 혁신기술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작동하는 마켓이 움직이지 않으면 혁신기술은 묵혀진다"며 "블록체인 기술과 서비스가 활성화되려면 입법 등을 통해 산업 인프라를 깔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은 블록체인 특허기술이 세계 3위고 비트코인 투자 볼륨 또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선도국이 되기 위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미 제주도를 암호화폐·블록체인 특구로 지정하자고 제시한 바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정부 입장에서 보면 암호화폐에 대한 사기나 투기, 돈세탁 등에 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특구 등을 통해 제한된 형태로 실험을 하고 싶지만 아직은 답이 없는 상태"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원 지사는 "따라가기 전략에 있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앞서가는 전략에 있어서는 지금과 같은 자세는 좋지 않다"며 "블록체인 킬러 상품은 암호화폐이고, 이에 대한 문제점을 가려내고 경험을 쌓는 것이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실패를 경험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 자체가 노하우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앞서가고 있는 민간의 도전정신을 (사기 등의) 우려 때문에 죽여서는 안 된다"며 "문제점에 대한 대안과 돌파구를 찾는 동시에 실제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에 대해선 '신뢰'가 강조됐다.
 
정 위원장은 "지난해 말 거래소 관계자들과 금융위원회, 시중은행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면서 "당시 거래소에서는 은행이 금융위의 압박으로 인해 실명계좌를 열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금융위에서는 이를 막은 바 없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기관을 탓하기보다 암호화폐거래소 업계에서도 신뢰를 쌓을 필요가 있다"며 "블록체인 관련 기술을 어느 나라보다 앞서가고 있지만 김치프리미엄이라거나 해킹, 횡령 등의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생태계 자정에 대한 의무와 책임이 거래소에도 있다는 얘기다.
 
정 위원장은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와 정부, 은행관계자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며 "관련 가이드라인과 법령 마련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민 위원장은 "올해 초 나온 암호화폐공개(ICO)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상당수의 프로젝트들이 당초 가격에 비해 70%이상이 급락한 것으로 나왔다"면서 "정부에서는 이것이 '성장통'이라는 측면에서 신사업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규제샌드박스를 확대하는 등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의원 또한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한 정의나 특징을 똑바로 이해해야 한다"며 "실제 블록체인 기반의 송금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모인'의 경우 규제샌드박스 도입이 계속 연기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진흥시키겠다고 하면서도 암호화폐는 외면하는 것은 제대로 된 판을 깔아주지 못하는 것"이라며 "혁신 기술이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분산경제포럼은 이날부터 5일까지 양일간 개최되며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개발자인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이메일 암호 시스템 개발자인 필 짐머만, 이더리움 기반 기술사인 컨센시스 창업자 조셉 루빈, 세계 최대 규모의 블록체인 컨소시엄 R3의 기술총책임자 리차드 겐달 브라운 등이 참석해 블록체인 현황과 미래를 논의한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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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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