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받는 지역 현충시설)①'임정수립' 결의지 인천시, 주소 절반 이상이 '오류'
'1km 이상' 차이는 기본, '3.1만세기념비' 찾아가니 비닐하우스만 덩그러니
입력 : 2019-02-28 12:00:00 수정 : 2019-02-28 12:00:00
[뉴스토마토 고경록 기자] '기미년 3·1독립만세운동' 하면 독립선언서가 낭독된 서울 인사동 태화관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우리나라 여러 지역 중 인천시만큼 독립운동과 관련이 깊은 곳도 없다. 일제치하 이민역사의 출발지로, 우리민족의 고통과 한이 서려있는 곳이며, 3·1운동 직후 전국 13도 대표들이 모여 임시정부수립을 결의한 장소도 인천 만국공원(현 자유공원)이었다. 이날 임정 수립 결의는 이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의 기초가 됐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지닌 인천은 그날의 기억을 얼마나 간직하고 있을까. 3·1운동과 임정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인천 내 현충시설을 돌아봤다. (편집자)
 
'3·1운동', '임시정부 수립' 등 일제치하 독립운동의 남다른 터전이었던 인천. 그러나 최근 인천 지역에서 '현충시설'로 지정된 독립운동시설 소재지와 명칭 등이 잘못 안내되거나, 부정확하게 표기돼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관내 '현충시설'로 지정된 독립운동시설 소재지들을 직접 둘러본 결과 인천시와 국가보훈처 두 기관 간에 시설 소재지 파악이 서로 다르거나, 명칭이 틀린 경우가 총 5개의 시설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시설의 약 56%가 안내에 오류가 있는 것이다. 
 
'백범광장' 주소표시 제각각
 
우선 남동구에 위치한 '백범광장'의 소재지가 인천시 홈페이지에는 '남동구 장수동 산190'으로 안내되고 있다. 그러나 국가보훈처 현충시설 정보서비스는 인천대공원 내 주소인 '남동구 장수동 261-1'로 표시돼 있다. 백범은 ‘치하포 사건’ 등으로 투옥되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었고, 시는 이를 기리기 위해 백범광장을 조성했다. 
 
기자가 지난 22일 오후 인천시청에서 시 홈페이지에 백범광장 소재지로 나와 있는 '남동구 장수동 산190'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직접 이동해 봤다. 약 30분에 걸쳐 도착한 곳에는 도보로 이동할 수 없는 임야가 눈앞에 펼쳐졌다. '남동구 장수동 산190'에서부터 실제 백범광장까지는 약 1.5km 떨어져 있어 도보로 20여분을 더 걸어가야 하는 거리다.
 
인천시 홈페이지에 백범광장 소재지로 안내된 '남동구 장수동 산190'은 도보로 이동할 수 없는 임야였다. 사진/고경록 기자
 
다만, 올해 1월 시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관내 현충시설 현황 자료에는 백범광장의 소재지가 '장수동 261-1'로 올바르게 적혀 있다. 현황 파악은 제대로 이뤄졌지만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홈페이지 관리는 방치한 셈이다. 20여분을 더 걸어 도착한 백범광장에서도 안내판에 표기된 소재지가 제멋대로였다. 안내판에는 '남동구 무네미로 236'으로 소재지가 표시돼 있다. 해당 주소는 인천대공원사업소 건물 주소다. 사업소가 백범광장 관리자인 것은 맞지만 광장과 사업소가 약 1.2km 떨어져 있다.
 
'3.1독립만세비', 위치파악 안돼 
 
중구 용유도에 위치한 '3.1독립만세기념비'의 경우 사태가 더 심각했다. 시와 국가보훈처 간에 홈페이지 내 기재된 소재지가 다를 뿐 아니라, 두 기관 모두 잘못된 정보를 안내하고 있었다. '3.1독립만세기념비'는 1919년 3월28일 당시 부천군 용유면 관청리 광장 독립만세시위에 참여한 150여명의 애국선열을 기리기 위해서 인천 덕교동 주민들이 1983년 3월 28일 건립한 것이다. 지난 23일 인천시 홈페이지에 '3.1독립만세기념비' 소재지로 나와 있는 '중구 남북동 768-1'로 이동해 봤다. 용유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중구 남북동 768-1'에는 들판 위 주인을 알 수 없는 비닐하우스만이 자리했다.
 
인천시 홈페이지에 '중구 3.1독립만세기념비' 소재지로 안내된 '중구 남북동 768-1'에는 주인을 알 수 없는 비닐하우스가 있다. 사진/고경록 기자
 
보훈처가 표시하고 있는 '남북로 87번길 4'로 이동했다. 해당 주소는 기념비가 아닌 인천용유초등학교와 용유중학교의 소재지다. 용유초등학교는 기념비의 결연 기관이다. 실제 '3.1독립만세운동기념비'는 '중구 남북동 950-5'이자 '마시란로'라는 찻길 옆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남북동 768-1'과 용유초등학교로부터 각각 약 2.4km, 약 1.1km 떨어져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기념비의 주소가 현재 '남북동'이 아닌 '덕교동'으로 행정동이 바뀌었다"며 "중구청에서 국가보훈처에 '현충시설 지정 요청서'를 낼 때의 당시 주소가 지금까지 수정되지 않아 이같은 혼선이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도 "관할 지청 측에서 정보 안내에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며 "소재 내용을 다시 파악해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안내 오류에 오타까지' 
 
총 3개로 관내 가장 많은 독립운동 관련 현충시설이 있는 강화군도 안내 오류를 피해갈 수 없었다. 시홈페이지는 '강화군 강화읍 갑곳리 991-1'에 위치한 '연기우 의병장 공적비' 소재지를 '갑곶리 186'으로 표기해 안내 오류뿐만 아니라 오타까지 냈다. 실제 '갑곳리 186'은 24일 방문 결과 내달 강화여중이 이전해 오는 곳으로서 공적비가 있는 곳으로부터 2.8km 떨어져 있다. '연기우의병장공적비'는 1907년부터 1914년까지 항일의병을 활동을 펼친 당시 강화 진위대 부교 연기우 의병장을 추모하기 위해서 곡산 연씨 대동종친회가 1998년 11월18일 건립한 것이다.
 
인천시 홈페이지에 '연기우 의병장 공적비' 소재지로 안내된 '갑곳리 186'은 내달 강화여자중학교가 새로 이전해 오는 곳이다. 사진/고경록 기자
 
그밖에 계양구에 위치한 '황어장터 3.1만세운동 기념관'의 소재지는 시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계양구 장기동 139-3'이 아닌 '139-1'로 표기해야 맞으며, 강화도 전등사 내 '의병 전투지'도 시 홈페이지에 '전등사 의병 전투리'로 오타가 나 수정이 필요하다. 국가보훈처 현충시설 정보 서비스 사이트도 27일 "현재 G-클라우드 이관 작업 등의 보완작업으로 인해 현충시설 정보서비스에서 제공되는 정보가 일부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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