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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업황, 중국에 울고 웃다
중국 정책에 한국 태양광 지옥과 천당…"기술경쟁력만이 살 길"
2018-12-11 16:13:24 2018-12-11 16:13:28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태양광업계가 중국에 울고 웃는다. 3분기까지만 해도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셀, 모듈 등 관련 제품 가격이 끝을 모른 채 추락했다. 중국의 보조금 삭감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와 공급과잉 탓이었다. 업계 실적도 악화됐다. 하지만 중국이 보조금 삭감을 없던 일로 하자 업황 회복 기대감이 다시 부풀고 있다. 
 
11일 한국태양광산업협회와 태양광 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 등에 따르면, 12월 첫째주(5일 기준) 고순도(9N) 폴리실리콘의 현물가격은 ㎏당 9.53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월 17.44달러에서 11월 9.56달러까지 45.18%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웨이퍼 가격도 51.17% 급감했다. 셀과 모듈 가격도 각각 44.92%, 29.68% 하락했다.
 
사진/뉴스토마토
 
업계에 따르면, 폴리실리콘의 손익분기점은 14달러대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폭락하자 완제품(모듈)까지 이어지는 태양광 밸류체인이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발 충격이다. 중국은 글로벌 태양광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데 지난 5월 중국은 신규 태양광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태양광발전 보조금을 킬로와트시(㎾h)당 0.05위안씩 추가 삭감하는 내용으로 제도를 바꿨다. 지원 축소로 중국시장 규모가 줄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재고가 늘어난 중국 업체들이 저가공세를 통한 '역내 밀어내기'를 시작하면서 제품군의 연쇄 가격하락까지 벌어졌다. 업계로서는 공포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11월이 되자 반전이 일어났다. 중국이 태양광발전 보조금 삭감을 철회, 2020년까지 보조금 지급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한 관계자는 "일련의 중국 보조금 정책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중국이 '태양광산업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라는 의도"라며 "중국 내 재고 적체가 일정 부분 해소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며, 업계로서는 내년 상반기부터 수익성을 개선할 모멘텀이 생겼다"고 말했다.
 
동시에 중국 정책 하나에 업계가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는 점에서 시장 다변화 등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시장은 여전히, 앞으로도 매우 중요하다"고 전제한 뒤 "2019년 글로벌 기준 120기가와트(GW)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인데, 특히 고효율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저가공세를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장 성장과 수요 확대 전망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운 단계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급이 개선되겠지만, 한 번 내려간 가격이 올라가기는 쉽지 않다"며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제품군 가격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태양광 수요가 늘고 관련 제품이 다양해지면 자연스레 가격도 하락하게 된다"며 "앞으로는 지금과 같은 가격이 일반화될 것이고, 비용절감과 정부 지원 등을 통해 적정 손익분기점을 다시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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