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올해 반도체 호황이 이어지면서 이를 수송하는 항공사의 화물 매출도 덩달아 뛰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3분기 말 누적기준 각각 119만3893톤, 67만2221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9%, 33%가량 늘었다. 이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 품목 출하량이 증가한 덕분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분기 누적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3대 주력 품목 중 반도체 수출액 비중은 38.1%(956억달러)로 가장 높았다.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은 운송기간이 길수록 파손 위험이 커져 주로 항공으로 운송되는데, 운임 단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 전기전자 제품은 중량 단위 대비 단가가 높기 때문에 화물 쪽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의약품·화장품·위험물품(리튬배터리 등)도 온도 등 외부 환경을 통제하는데 용이한 항공 운송 선호도가 높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올해 화물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약 7% 상승, 3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분기 누적 화물 매출은 2조1750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화물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9%가량 증가한 1조5000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3분기 누적 화물 매출은 1조650억원이다.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수출 제품들이 대한항공 화물기에 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1년 이후로 하락세였던 항공 화물 업황은 2016년 하반기부터 회복세에 진입했다. 올 3분기에는 국제유가 상승에 유난히 잦았던 태풍으로 매출에 일부 타격이 가해졌지만, 미주 등 장거리 노선 확대와 화물 운송 증가로 오히려 두 회사는 나란히 사상 최대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
수출이 꺾이지 않는 한 양대 항공사의 화물 매출은 당분간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분기에 들어서면서 3분기 고공행진했던 국제유가도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어 안심이다. 아울러 추석 연휴를 맞아 주춤했던 항공 화물 물량이 회복되고,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계절적 성수기가 찾아오면서 화물 운임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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