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매도 거세지만 '탈한국' 해석은 시기상조
채권 순매수기조 이어져 "투기적 선물매수 유입도 고려"
2018-10-29 06:00:00 2018-10-29 23:40:35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연일 주식시장에서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에 자본 유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주식 선물시장과 채권시장에서는 여전히 순매수 기조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의 '한국 탈출'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25일까지 누적으로 외국인은 총 4조2724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중에서 순매수를 기록한 날은 검은 목요일로 불리는 10월 11일 다음날인 10월12일의 968억원이 유일하다.
 
이와 같은 순매도세는 하반기 월별 기준 순매도 금액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외국인들은 지난 7월과 8월에 각각 1240억원, 1조8440억원을 순매수했고, 9월에는 162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로 인해 코스피는 이달에만 300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만약 2000선마저 붕괴된다면 2016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선물과 채권시장까지 확인해 보면 다른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7월과 8월에 각각 8조9842억원, 1조1790억원어치 선물을 순매수했다. 급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이달에도 2조2974억원을 사들였다. 다만 지난달에만 1조2687억원을 순매도했다.
 
채권시장의 분위기는 더더욱 한국탈출과는 거리가 멀다. 7월 3조6216억원, 8월 4조1439억원, 9월 3조234억원 등 매달 상당한 규모의 순매수를 이어왔다. 물론 이달에도 2조4724억원을 사고 있다.
 
이중 국채만 놓고 보면 7월에는 2조1355억원, 8월 7645억원, 9월 2조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이달에만 4267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국채 매매 포지션이 매도로 돌아섰다고 해서 탈출로 보기는 어렵다.  
 
이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외국인의 자본 유출에 대한 평가는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 주식시장에서 돈이 빠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물로 보충하는 금액도 만만치 않고 특히 채권시장에 유입되는 금액은 더 많기 때문이다. 또 통상적으로 외국인의 선물수급은 현물매도가 선행된다. 
 
김경훈 SK증권 연구원은 “다른 신흥국 시장에 비하면 한국은 환율이 방어되고 있는데, 외국인들이 주식은 팔아도 채권을 지속적으로 사들였기 때문”이라며 “최근의 추세는 위험자산 회피(리스크오프) 신호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외국인의 매도 쏠림이 나타나고 있는 현물시장과는 달리, 선물은 매수 선회 기류가 확연하다”면서 “현물가격(주가)의 빠른 하락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인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반증하는 선물 매수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들의 선물매수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가 눈에 띄는 부분이긴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의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단기적인 매수는 가능할지언정 추세적인 매수는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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