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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가격 하락 지속…임대시장 혹한기 예고
민간·공공임대 모두 물량 증가…조만간 전세만 상승 전망도
2018-05-09 17:12:40 2018-05-09 17:12:4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최근 전세와 월세 가격이 하락하면서 민간이 운영하는 임대주택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민간임대주택은 물론, 공공임대주택까지 전년보다 공급량이 대폭 늘어날 예정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에 수요자가 몰릴 가능성이 높아 민간임대주택 시장은 한동안 혹한기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지난해 11월 넷째 주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올해 4월 다섯째 주까지 2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4월 다섯째 주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전주보다 0.10%나 폭락했다. 아파트뿐만 아니라 주택종합 전세가격지수도 지난해 11월(100%)을 기준으로 올해 4월에는 99.5%까지 떨어졌다. 수도권의 신규 입주물량 증가 및 광역교통망 확충 등으로 서울에 집중되던 수요가 분산되면서 전세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여기에 월세시장도 약세로 접어든 상태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주택종합 월세통합 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100%)을 기준으로 올해 4월에는 99.7%로 하락했다. 수도권은 99.8%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지방은 99.6%까지 하락해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월세 아파트도 지난해 11월(100%) 기준으로 올해 4월에는 99.6%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예정된 임대주택 물량이 전년보다 많아 임대사업을 진행하는 사업자에게는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공급되는 민간임대주택은 총 4만1056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공급된 2만3095가구보다 무려 77.8% 증가한 수치다. 세입자를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늘어나는 물량은 전세 및 월세 가격 하락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공공임대주택도 올해 물량(4만2010가구)이 전년 물량(4만512가구)보다 1500여가구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임대는 입주 조건이 까다롭지만 임대료가 주변시세보다 낮아 대부분의 세입자들이 입주를 선호하고 있다. 민간임대 수요가 공공임대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공공임대 물량 확대도 민간임대 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는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하며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공공주택 100만호 건설을 천명한 상태다.
 
전문가들도 최근 전세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점과 월세 공급이 많아졌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가격 상승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전세가격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월세 공급이 많아지면서 당분간은 하방 안정화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면 전세는 과거 많이 올랐기 때문에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고, 조만간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전세 시세표 안내문.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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