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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탐정의 자산관리)ETF, 저비용 장기투자 수단으로 활용하세요
대표지수 넘어 '스마트베타' 투자법 속속…초보라면 규모·거래량 큰 ETF 선택
2017-10-27 08:00:00 2017-10-27 08:00:00
[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내 일은 남들이 모르는 걸 아는 거야."(셜록 홈즈) 미스터리한 사건을 푸는데 천부적 재능을 가진 탐정 셜록이 있다면 여의도에는 재무 회계를 읽어주는 '맨발의 셜록'이 있습니다. '28년 증권맨' 원강희 KTB투자증권 리스크관리실장(상무)입니다.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탐정 사고방식은 금융투자업계를 이해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름했다고 합니다. 맨발은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의밉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재무탐정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그는 금융 관련 지식을 통찰력 담긴 '글발'로 풀어냅니다. 돈의 흐름을 쥐고 다루는 자본시장에 구구절절한 조언은 달지 않습니다. 증권부 김보선 기자는 격주로 여의도 맨발의 셜록을 만나 탐정의 시각으로 자본시장을 들여다 봅니다. 오늘은 국내 도입 15주년을 맞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살펴봅니다.
 
-ETF가 국내 도입 15주년을 맞아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ETF의 투자법이 생소한 투자자도 많은데요, ETF의 투자 매력이 뭘까요.
 
ETF의 매력은 첫째 인덱스 펀드와 같이 시장을 그대로 모방하는 패시브 펀드이면서도 인덱스 펀드보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 둘째 펀드와 달리 사고 파는 것이 주식을 사고 파는 것 처럼 매우 쉽다는 것, 그리고 셋째 인버스 ETF나 레버리지 ETF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액티브 펀드와 패시브 펀드의 구분은 펀드매니저가 스스로 자신만의 운용전략을 세워서 운용하느냐 아니면 펀드매니저 자신의 운용전략은 배제하고 대표하는 주가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느냐의 차이에 의해서 갈라집니다. 과거에는 액티브 펀드가 시장 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해서 액티브 펀드에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왔습니다만 시장 전체적으로는 그 성과가 실망스러웠습니다. 액티브 펀드의 평균적인 수익률이 전체 주식 시장의 성과 만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몇몇 분들에게는 이상하게 들릴 것입니다. 똑똑한 매니저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종목을 찾아내어 투자하는데 어떻게 그런 펀드의 수익률이 평균적인 성과 보다도 못하다는 것인가. 그렇지만 액티브 펀드의 전체 수익률이 시장 평균 보다 못하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실증된 사실입니다.
 
워런 버핏이 헤지펀드와 10년 동안 내기를 했는데요. 버핏의 압도적인 승리로 막을 내릴 것 같습니다. 내기의 내용은 10년 동안 헤지펀드의 비용 제외 후 수익률이 저비용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을 이길 수 없다고 한 것입니다. 올해 말로 딱 10년이 되는 이 내기의 결과가 곧 나올 것입니다만 현재로서는 인덱스펀드의 수익률이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훨씬 앞지르고 있습니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올까요.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러한 결과는 우연이라기 보다 필연입니다. 액티브 펀드들은 액티브 펀드들끼리 서로 더 좋은 성과를 내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면 많은 종목을 거래하고 또 다양한 거래를 시도합니다. 일시적으로는 어떤 액티브 펀드가 시장을 앞서가기도 하겠지만 이러한 환경에서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액티브 펀드 전체의 성과는 결국 그 자체가 시장의 성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여기서 비용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전체 펀드의 성과는 시장의 성과와 비슷하겠지만 거래에 여러가지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낮은 비용의 인덱스 펀드를 이길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은 많은 투자자들이 이러한 점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인덱스 펀드의 인기가 점점 높아졌는데요.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는 ETF가 인덱스 펀드의 역할을 하면서도 비용이 더 저렴하기 때문에 ETF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 비해서는 아직 규모가 작습니다. 특히 미국은 ETF의 성장세가 가장 돋보이는데요,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집중된 배경은 어디에 있을까요.
 
미국에서의 ETF 성장세는 첫째 미국의 경기 회복에 따라 주식시장이 호황을 보이고 있다는 점, 둘째 ETF의 매매 용이성과 저렴한 비용 때문에 ETF로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미국주식시장의 활황은 전 세계 투자자들의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각종 혁신에 따라 아마존이나 테슬라 구글 등 성공적인 혁신 기업들이 세계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 투자는 하고 싶어도 미국에 상장된 회사들을 잘 알 수 없을 때 미국에 상장된 주식들의 대표지수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는 훌륭한 저비용 대안 일 것입니다.
 
또한 유안타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이후부터 지난 8월까지 미국 주식 ETF로 자금 6070억달러(약 687조4275억원)가 유입됐는데 이는 미국 주식 뮤추얼펀드에서 빠져나간 2400억달러(약 271조8000억원)를 훨씬 넘어선다고 합니다. 이는 뮤추얼펀드에서 ETF로 자금이 넘어왔을 뿐만 아니라 뮤추얼 펀드에 관심이 없던 투자자들도 ETF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글로벌 투자자금 및 미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이 추가적으로 ETF에 유입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ETF가 시장대표지수에 투자하는 거라고 하셨는데, 투자성향에 따라 어떤 기초자산에 관심을 가지면 좋을까요?
 
가장 무난한 것은 종합주가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시장 전체 종목에 투자하는 ETF이고 가장 먼저 상장된 형태의 ETF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거래 유동성이 많고 운용경험이 쌓여서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지수를 잘 추종할 수 있을 것입니다. ETF는 보통 지표가 되는 주가지수를 추종하기 위해서 거기에 해당하는 대표 종목들을 펀드에 담는 형태로 펀드 구성이 됩니다.
 
그렇지만 그냥 대표 주식을 담아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향후 주가의 등락에 따라 대표지수와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즉 일종의 샘플링을 통해서 종목을 선정했는데 샘플에서 빠진 종목이 크게 오르거나 내리면 괴리가 생기게 됩니다. 이때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펀드는 이러한 종목 조정을 쉽게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종목 조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ETF를 처음 접하시는 투자자들은 우선 규모가 크고 거래가 활발한 ETF 위주로 투자하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이외에 고려할 사항은 본인의 투자성향과 전략에 맞추어 투자를 하시면 되는데요. 만일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확신한다면 주가가 떨어질 때 이익을 볼 수 있는 인버스 ETF에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주가의 움직임이 너무 심심하다 이렇게 느끼시는 분들은 레버리지 ETF를 선택하시면 주가가 조금 올라도 더 수익이 많아질 수 있어서 스릴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주가가 빠질 땐 더 많이 빠진다는 점은 알아두셔야 할 것입니다.
 
어느 경우에도 거래를 너무 자주 하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거래비용이 많이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잦은 거래는 누적 비용을 무시할 수 없게 만듭니다. 미국투자자들은 ETF를 장기투자의 수단으로 본다고 합니다만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ETF를 단기 투자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이즈(시가총액), 밸류(가치), 퀄리티(재무안정성), 모멘텀(성장성), 저변동성(로우볼), 배당 등 시장을 움직이는 요인에 투자하는 '스마트베타'는 ETF 시장의 트렌드를 만들고 있는데 대해서 어떻게 보시나요? 
 
요즘은 단순하게 시장 대표 지수에 투자하는 것을 넘어서 약간의 전략을 가미한 ETF들이 출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베타 ETF란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는 기존 패시브 펀드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특정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을 높이는 방식 등으로 액티브 펀드의 다양성을 가미하는 형태입니다. 즉 만일 퀄리티(재무안정성) 스마트베타 ETF라면 대표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 중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재무안정성을 갖는 종목만 편입을 한다든지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스마트베타 ETF는 시장에 다양성을 준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생각됩니다. 스마트베타 ETF는 저비용 상품이라는 특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고객들에게 자신의 투자관점을 적용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ETF 시장의 확대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봅니다.
 
-ETF 시장이 고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시나요. 양적 성장 이상의 질적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우리나라의 ETF 시장은 2002년 ETF 시장이 도입된 해에 3400억원이던 자산규모가 올해 30조4000억원으로 89배 성장하는 눈부신 성과를 보였습니다. 글로벌 ETF 시장도 2017년 8월 현재 6300억달러(약 714조원)로 전체 주식형 펀드의 18%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ETF 시장의 성장은 투자 상식에 맞는 것이기 때문에 그 성장은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되리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고객들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해주는 다양한 ETF들이 출현하고 있어서 ETF의 인기는 지속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금융기관들은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고 ETF는 그 중에서도 상당히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더욱 고객들이 작은 비용으로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더 좋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인공지능 투자도 투자성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비용을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좋은 투자 수단도 그것이 투기의 수단이 되거나 잘못 운용된다면 그 빛을 잃어버릴 위험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저는 ETF가 저비용 장기투자수단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TF가 저비용 상품이라는 것은 뮤추얼 펀드 상품에 비교해서 그렇다는 말씀이지 그 비용이 절대적으로 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ETF를 가입할 때는 신중하게 판단해서 가입하시되 한 번 가입하면 장기 보유하는 것이 개인의 자산 증식에 장기적으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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