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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첫 국정감사 이틀 앞으로…기업인들 대거 증인 채택
정무위·환노위 등 4개 상임위서 56명 채택…경제민주화·재벌개혁 포화에 재계도 비상
2017-10-10 06:00:00 2017-10-10 06:00:00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문재인정부 들어 첫 국정감사가 20일의 일정으로 12일부터 시작된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10대그룹 핵심 계열사 경영진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국회 정무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등 4개 상임위로부터 출석을 요청받은 기업인 56명이 증인대에 선다. 경제민주화 현안이 주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관련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9일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문재인정부의 첫 국감은 경제민주화 국감이 될 전망이다. 매출 순위 기준 30대 기업 중 10개 기업의 경영진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출석 사유는 하도급간 불공정거래, 담합 등 주로 경제민주화 관련 현안이다.
 
매출 순위 1위인 삼성전자의 고동진 무선사업부 사장은 19일 증인대에 선다. 삼성전자는 통신사와의 단말기 가격 담합 의혹을 받고 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 사장을 증인으로 신청, 출석이 확정됐다. 앞서 김 의원은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가 직접 판매하는 단말기가 이통사 출고가보다 10%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날 현대차의 여승동 사장도 증인대에 설 전망이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여 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지난달 박 의원은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현대차가 세타2 엔진 리콜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 소비자를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차가 미국에서는 리콜 가이드 매뉴얼을 상세하게 제작했지만, 한국 소비자들이 접할 수 있는 자료는 없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정무위는 여 사장의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이견을 좁히고 있다. 여 사장이 출석할 경우 민주노총 금속노조 출신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현대차 사내사청 노동자에 대한 불법파견 문제를 집중 질의할 수도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과 허진수 GS칼텍스 부회장도 각각 12일과 19일 증인대에 선다. 권 부회장은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관련한 정무위 위원들의 질의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군산조선소는 지난 7월 일감 부족으로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노동계는 실적 호전 등을 이유로 현대중공업의 경영난을 의심하고 있다. 허 부회장은 국내 정유사 4사 중 유일하게 국감 증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GS칼텍스의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은 전년보다 38% 증가했다. 정유사 중 증가 규모가 가장 높다.
 
이상운 효성 부회장은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의 증인 신청에 따라 16일 정무위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다. 지난달 금융위는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한 이유로 효성에 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티브로드는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티브로드는 티시스에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지난해 시민단체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됐다. 티시스는 태광 총수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내부자거래 비중이 76.6%(2015년 기준)에 달한다. 협력업체 노조와의 갈등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노조는 티브로드와 태광의 내부 문제를 고발하며 노사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이통 3사 경영진이 12일 증인대에 선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박 회장 등 이통3사 경영진은 선택약정요금제, 보편요금제 등 통신비 감면대책 등과 관련해 출석을 요구받았다.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최상규 LG전자 사장(국내영업 총괄)과 다니엘 다시코 애플코리아 대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내 대표 포털사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등기이사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 조용범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와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도 증인으로 출석한다.
 
환노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국감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연철 ㈜한화 대표이사, 이병선 카카오 부사장은 경제민주화 현안으로 증인으로 출석한다. ㈜한화는 중소기업인 ㈜에스제이이노테크(SJIT)의 3세대 스크린 프린터 장비의 핵심기술을 탈취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박정 민주당 의원은 카카오가 골목상권을 침탈,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 부사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서장원 넷마블게임즈 부사장, 양규모 KPX홀딩스 회장도 환노위 국감에 증인으로 선다. 넷마블은 지난해 자회사 직원이 과로사하면서 논란이 됐다. KPX케미칼은 한국노총 소속 노조에 대한 탄압의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양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 노조 탄압 의혹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환노위 여야 위원들은 부당노동행위, 불법파견으로 논란이 된 기업인을 증인으로 채택하기 위해 막판 조율 중에 있다. 물밑 협상을 통해 부정 기업인들을 최대한 국감장으로 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제빵기사 불법파견으로 논란이 된 허영인 SPC 회장, 부당노동행위로 논란이 된 김장겸 MBC 사장 등이 대상이다.
 
(이미지제작=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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