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에 폭행까지"…한진 수빅조선소 노사갈등 증폭
"산재 사망자만 39명"…현지 여론 최악으로 치달아
입력 : 2017-09-11 16:25:53 수정 : 2017-09-11 18:17:42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가 노사갈등에 휩싸였다. 18개 협력업체 직원들로 구성된 노조는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3만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희망버스' 사태를 낳으면서까지 수빅조선소에 집중했지만 결과는 참담하기만 하다.
 
11일 필리핀 현지언론과 노동단체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와 협력업체 노조는 이번주 만나 노조 활동 등을 논의한다. 노조는 노사간 이견이 좁혀지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필리핀 정부 산하 국가조정 및 중재위원회(NCMB)에 파업 신청을 했다. 이미 올해만 4차례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노조는 지난달 18일 필리핀 노동고용부(DOLE) 올롱가포사무소 인근을 행진했다.
 
수빅조선소에는 한진중공업 소속 300여명의 한국인, 3만여명의 필리핀 현지인과 루마니아 출신 외국인 노동자가 근무한다. 한국인은 현장관리 역할을 맡고, 조업은 필리핀 현지인이 한다. 필리핀 노동자 중 상당수는 18개의 협력업체 소속이다. 
 
문제는 열악한 근무환경이다. 이미 불만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분석이 필리핀 노동계를 중심으로 나왔다. 사상 사고도 끊이질 않는다. 현지언론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벽에 부딪혀 숨졌다. 사고는 버튼 오작동으로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수빅조선소 건립 이래 38번째 희생자라고 전했다. 노동자들은 병원이 45분 거리에 있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2년에는 한 노동자가 환풍기에서 작업 중 유해물질이 눈 속에 들어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시력을 잃었다. 이 노동자는 "수빅조선소에 의사가 있었다면 시력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고 현지 언론 ABS-CBN에 토로했다.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수빅조선소에서 근무하는 여성 노동자 마리셀 볼란테스씨는 한국인 관리자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현지언론 SBC가 지난달 18일 보도했다. 볼란테스씨는 "한진의 한국인 관리자가 막대기로 몸 여러 곳을 때렸다"며 "어깨와 목 등을 만지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익명의 노동자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인 관리자가 현지 노동자에게 저지른 폭행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한국인 관리자가 손전등과 가위 등의 도구로 상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수빅조선소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단체협약을 요구하고 있다. 원청이 단체협약을 거부할 경우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필리핀 노총(AMAPO-TUCP)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1년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 위에서 309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였다. 김 위원을 비롯해 영도조선소 노동자들을 응원하는 '희망버스'가 줄을 이으면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결국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야 했다.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의 규모 등을 이유로 수빅조선소로 물량을 옮겼지만 이곳 역시 노사갈등에 휩싸였다.  
 
 
2011년 필리핀 인권단체인HROP)가 수빅조선서를 상대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HROP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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