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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덩케르크'로 돌아온 크리스토퍼 놀란…그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인가?
2017-07-20 09:01:47 2017-07-20 09:01:47
[뉴스토마토 신건기자] 매번 방대한 스케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영화 ‘덩케르크’로 돌아왔다.
 
영화 ‘덩케르크’는 1940년 2차 세계대전 초기,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40만여 명의 연합군을 구하기 위한 사상 최대의 탈출 작전을 그린 작품이다.
 
놀란 감독은 이번에도 평범함을 거부하며, 역사의 한 순간을 재현해냈다.
 
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하나의 사건'-'세 개의 시간'…놀란이기에 가능한 작품
영화 ‘덩케르크’에는 세 개의 시간이 존재한다. 땅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한 시간. 출발점이 다른 세 개의 시간은 극이 진행될수록 하나의 시간대로 수렴해간다.
 
놀란 감독의 이러한 연출이 놀랍지 않은 이유는 전작 ‘인셉션’, ‘인터스텔라’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기 때문이다. 그는 '시공간'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남들과는 차별화된 스케일을 보여준다. 영화 '인셉션'에서는 시간 속에서 또 다른 차원의 시간을, '인터스텔라'에서는 차원의 단절을 통한 시간의 공백을 표현한 바 있다.
 
영화 '덩케르크'에서는 함축을 통해 하나의 사건에 존재하는 세 개의 서로 다른 시공간을 표현했다. 과연 놀란이 아니라면 이러한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 그에게 '시공간'은 마치 어린 아이의 장난감과도 같은 존재인 듯 하다.
 
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IMAX와 실사 촬영이 주는 몰입감
영화 ‘덩케르크’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기술력이 나날이 발전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1인칭 시점의 IMAX가 보여주는 비행씬은 보는 이에게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했다. 관객들은 전장에서 전투기를 몰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적을 격추시킬 때까지 긴장감을 놓지 못했다.
 
놀란 감독은 영화 ‘덩케르크’의 IMAX 촬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화 ‘다크나이트’(2008) 이후 매번 IMAX 촬영을 하고 있는 놀란 감독에게 IMAX는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감독은 “영화 ‘덩케르크’는 몰입할 수 있는 이미지의 퀄리티가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활한 해안가와 창공, 바다를 표현하기에 IMAX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스크린의 모든 정보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기에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된다. 특히나 전장상황에서는 화면 어디에서 무엇이 터질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박진감을 더한다.
 
영화 ‘인셉션’에서 웅장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면, ‘덩케르크’는 긴장감에 엄지손가락을 연신 깨물게 될 것이다.
 
사진/'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제공
 
▲놀란 감독, 인간의 '감정'을 파고들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인간의 ‘감정’에 주목했다. 영화 ’덩케르크’를 “전쟁영화가 아닌 생존의 드라마”라고 소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부분의 전쟁 영화가 “얼마나 큰 폭발씬을 만들어내느냐”, “당시의 참혹함을 실감나게 표현했느냐”에 중점을 둔다. 그러나 영화 ‘덩케르크’는 전쟁터 한 가운데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죽음에 대한 공포, 살아남기 위한 본능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피 튀기는 장면 하나 없이 당시의 참혹함을 재현한 놀란 감독의 연출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 영화는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덩케르크로 향하는 사람들과 그곳에서 철수한 군인들 그리고 이들을 맞이하는 영국인들의 모습을 통해 개인의 감정을 집단이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놀란 감독은 영화를 통해 '공동체 의식의 중요성'을 전하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영화를 촬영하면서)민간인들이 작은 선박을 가지고 전장에 직접 올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계속 생각하게 됐다"며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목격하면서도 구출을 위해 항해를 포기하지 않은 것은 위대한 공동체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역사 속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 '덩케르크'는 오늘(20일) 개봉한다.
 
신건 기자 hellog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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