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러·건조기 '예사롭지 않네'…성공 배경에 조성진의 뚝심
입력 : 2017-04-13 15:12:19 수정 : 2017-04-13 15:26:23
[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LG전자의 틈새 전략이 신시장 창출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 신개념 의류관리기 스타일러가 무사히 시장에 안착한 데 이어 건조기마저 시장 개척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브랜드 '트롬'의 라인업도 한층 강화되며 생활가전의 최강자 입지를 공고히 했다.
 
사실, 두 제품 모두 내부적으로도 불확실성이 짙었기에 이번 성과에 담긴 의미 또한 남다르다. 안팎에서는 소비자 니즈와 시장 미래를 정확히 예측한 조성진 부회장의 선견과 LG 특유의 실험정신이 결합한 결과로 평가한다.
 
LG전자 전기히트펌프식 건조기(왼쪽)와 의류관리기 LG슬림스타일러.사진/LG전자
 
13일 LG전자에 따르면, 2세대 의류관리기 LG 슬림 스타일러는 출시 2년 만에 국내 누적판매량 10만대를 돌파하며 대중성을 확인했다. 2011년 2월 1세대 출시 직후만 해도 높은 가격과 필요성 여부를 놓고 시장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2014년 12월 2세대가 나오면서 LG의 끈질긴 공략이 서서히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스타일러는 '무빙행어'와 '트루스팀'으로 옷에 밴 냄새와 생활 구김을 없애주는 새로운 형태의 의류 관리 가전제품이다. 무빙행어로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트루스팀이 분사되고 건조되는 과정에서 구김은 물론 냄새, 미세먼지, 세균 모두를 없애준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바쁜 일상에서의 쓰임새가 부각됐다. 국내에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LG전자는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공략에도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바쁜 일상에서 세탁하기 어려운 양복이나 교복, 겉옷 등을 관리해줘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마저 겹치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경우 꽃가루 제거 기능을 적용하는 등 현지 특성에 맞게 기능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매년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조기 시장의 성장세도 예사롭지 않다. LG전자는 2004년 일찌감치 의류 건조기 시장에 진출했지만, 본격적 성과는 지난해 7월 기존 가스식의 단점을 크게 개선한 전기히트펌프식 건조기를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기준 건조기 시장은 업계 추산 10만대 규모로, LG전자는 75%가량의 절대적 점유율을 차지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배 이상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이벌 삼성전자도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두 제품 모두 숨은 공로자는 조 부회장이다. 특히 의류관리기의 경우 조 부회장이 직접 고안해 낸 제품으로 유명하다. 평소 출장이 잦은 조 부회장은 매번 양복이 구겨져 불편함을 느꼈다. 이에 부인이 화장실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양복을 걸어놓으면 스팀 때문에 구김이 펴진다는 조언을 했고, 이는 스타일러의 탄생 배경이 됐다. 일전에는 없던 제품이 나오면서 관련 시장도 창출했다.
 
건조기 역시 조 부회장의 뚝심이 제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건조기는 북미와 유럽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국내에서는 '빨래는 햇볕에 말려야 한다'는 관념이 강해 시장이 전무했다. 이런 가운데 조 부회장은 "세탁기와 건조기는 따로 떼어놓을 수 없다"며 끈질기게 밀어붙였다. 올해 국내 건조기 시장은 전년 대비 5~6배 이상 증가한 50만~60만대에 이를 전망으로,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북미와 유럽시장에만 집중했던 삼성전자는 지난달 국내에도 건조기를 내놓으며 결과적으로 LG전자를 추격하는 모습이 됐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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