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 확산되는 '로보 어드바이저'
대형 투자은행, 관련상품 출시 잇따라…안정적인 수익확보 수단으로 주목
입력 : 2017-03-16 16:03:26 수정 : 2017-03-16 16:03:26
[뉴스토마토 신건기자] 지난해 깜짝 등장한 알파고는 사람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알파고가 국내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을 4대1로 누르면서 컴퓨터가 인간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 사건 이후 산업계 각 분야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를 늘렸고, 이는 경제계도 마찬가지였다.
 
인공지능이 투자자문을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자문 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투자자가 입력한 투자 성향 정보를 토대로 알고리즘을 활용해 개인의 자산 운용을 자문하고 관리해주는 자동화된 서비스를 뜻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최근 큰 주목을 받았지만 그 역사가 짧은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 미국에 생겨난 온라인 특화 자산관리회사들이 고도화된 알고리즘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 이를 기반으로 고객들에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현재 로보어드바이저의 시초다.
 
김승종(오른쪽 첫번째) 쿼터백테크놀로지스 대표가 로보어드바이저와 관련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승종 쿼터백테크놀로지스 대표는 당시 미국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성장할 수 있던 계기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인한 퇴직자산관리 수요 증가 ▶밀레니얼 세대의 자기 주도적 투자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의 수요 증가 등으로 분석했다.
 
김 대표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는 4800만명의 은퇴세대가 있고, 매일 1만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은퇴한다. 김 대표는 "2050년이 되면 이들의 수가 8500만명에 이를 것"이라며 "2020년에는 이런 관리 자산이 2조2000달러 가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가 되면 로보어드바이저의 사용비율이 전체의 5.6%를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내 밀레니얼 세대의 자기 주도적 투자도 로보어드바이저의 성장을 부추겼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2년부터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김 대표는 "온라인 뱅킹, IT 기반의 금융서비스같이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밀레니엄 세대들이 금융상품 투자에서도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기술의 도움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금융거래와 같은 핀테크의 발전 역시 로보어드바이저의 성장에 영향을 줬다. 기술발달로 관리비용이 절감되면서 멀티채널을 이용한 통합 자산관리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저렴한 자문 수수료는 개인투자자들이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게 되는 증폭제가 됐다. 휴먼어드바이저의 자문 수수료가 평균 1.1%인데 반해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수료율은 0.15%에서 0.35%로 최대 7배 차이가 난다.
 
김승종 쿼터백테크놀로지스 대표가 참석자들에게 로보어드바이저의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와 같은 요인들로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영하는 수익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유레카헷지(Eurekahedge)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글로벌 헤지펀드의 40% 이상이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시스템'에 의한 운용을 도입했다. 이는 컴퓨터 모델에 의한 데이터 분석, 트레이딩 등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대형 투자은행들도 로보어드바이저를 이용한 자산관리 플랫폼을 도입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최대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Merrill Lynch)는 메릴 엣지 트레이딩 자회사를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을 론칭할 예정이다. 뱅가드(Vanguard) 역시 2년간 베타테스트를 거쳐 2015년5월 자체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확보했다. 이 밖에도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 and Well Fargo) 등 기존의 투자은행들도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시장에는 이미 다양한 인공지능 트레이딩이 도입되어 여러 은행·증권사들이 활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높아지고, 시장의 상관관계가 급변하는 등 자산 배분이 어려워졌다"며 "글로벌 멀티에셋을 통한 체계적 위험 배분과 자산 배분전략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성과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건 기자 hellog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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