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상하이=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중국 베이징 왕징의 한 PC방. 이른 시간이지만 200여평이 넘는 PC방에서 50여명이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다.
특히 MMORPG게임 유저를 위해 마련된 작은 공간에서는 한국 게임과 드라마를 시청하는 대학생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에 흠뻑 빠져 있는 진광동(22)씨는 “2년전까지 카트라이더를 많이 했지만, 최근에는 액션게임을 주로 하고 있다”면서 “중국게임이든 한국게임이든 특별히 국적을 고려하지 않고 취향에 따라 게임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던전앤파이터는 다른 나라 게임들보다 오토(자동사냥프로그램) 문제가 없어 공평하고, 디자인이 화려해 좋다”고 덧붙였다.
옆자리에서 카트라이더를 즐기던 한 게이머도 “캐릭터가 귀엽고 컨트롤하기가 쉬워 남녀노소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거들었다.
지난 2003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한국 온라인게임은 시장 점유율 70%에 육박하며 큰 인기를 끌었으나, 최근 중국이 자국게임 우대정책, 인재양성 등으로 게임 개발능력을 향상시키면서 20%대까지 밀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국내 업체들이 이야기를 가미하고 화려한 그래픽으로 현지화에 성공하며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중국 게임업체들과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 중국업체들, 종주국 한국 맹추격
온라인게임 종주국인 우리 나라는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게임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게임산업 보호정책을 펴면서, 중국업체들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과거 해외 유명 온라인게임을 수입해 서비스에 치중했던 중국업체들은 자체 게임개발 비중을 높여 현재는 70%까지 올렸다.
신화나 민담처럼 게임의 소재로 쓰일만한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한데다 한국과의 기술격차까지 점차 줄어들고 있어 추격세가 매섭다.
실제 중국 게임업체인 넷이즈는 MMORPG ‘몽환서유(Fantasy Westward Journey)’가 최고 동시접속자수 230만명을 돌파한 바 있으며, 지난 9월까지 회원가입자수가 2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특유의 동양적 판타지를 소재로 한 ‘완미시공’과 캐릭터를 세밀하게 표현한 ‘검협세계’ 등 중국 업체들이 자체 개발한 온라인게임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국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인재양성과 산업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대와 칭화대 등 우수 인재들이 대거 게임개발에 투입되고 있다.
중국 최대 게임업체 샨다게임즈의 다이애나 리 대표는 “샨다게임즈도 중국 최초의 온라인 게임 산업 투자 계획인 18펀드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면서 “특히, 우수한 게임 개발인재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에서 서비스되는 309종의 온라인게임 중 중국 자체 개발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57.3%에 달했다. 반면 한국 게임은 그 절반 수준인 27.2%에 그쳤다.
지난 2003년 온라인게임시장 초창기와 비교하면 한국게임의 점유율은 3분의 1로 떨어진 셈이다.
◇ 한국업체들, MMORPG 앞세워 반격
한국 온라인게임 업체들도 마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다. 최근에는 대작 MMORPG게임을 앞세워 매서운 반격에 나서고 있다.
그 선두주자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해 1년만에 최고 동시접속자수 210만명(2009년 9월)을 달성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저사양 PC에서도 버퍼링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가볍게 하고, 아바타를 중심으로 현지 문화에 특화된 게임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MMORPG의 요소가 잘 드러난 사냥시스템과 화려한 액션의 격투시스템이 결합한 신개념의 콘텐트라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도 동시접속자 80만명을 기록하는 등 현지 게이머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아이온은 출시되기도 전에 45만장이 팔리기도 했다.
아이온의 경우 지상전뿐 아니라 공중전도 이뤄지는 입체적 화면을 제공한 '차별화 전략'이 게이머들에게 어필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캐릭터의 입김이 나오고 눈 위를 걸어가면 발자국이 남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해낸 것과,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단계부터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현지에 적합한 콘텐트를 보강하는 이른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세계화+현지화)’ 전략을 수립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권기영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장은 “중국 내 민족적 소재, 문화적 소재 등을 활용한다면 중국 정부와 게이머에게 사랑을 받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문화적 소재를 최대한 활용한 콘텐트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게이머를 만족시킬 수 있는 독창적인 콘텐트 개발에 성공하느냐 여부가 중국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를 관건인 것이다.
뉴스토마토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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