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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은퇴포럼)고령사회 금융산업 블루오션…"시니어 고객을 잡아라"
고령층 맞춤형 서비스 출시 잇따라…비금융적 혜택 확대해야
2016-09-12 12:00:00 2016-09-12 14:08:21
'KB골든라이프'는 매년 '부부 힐링캠프', 'KB골든라이프 조찬세미나', '행복노후설계 세미나' 등 다양한 고객초청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경제력을 갖춘 시니어 고객이 증가하면서 은행 등 주요 금융사들은 시니어고객 유치와 관리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소비주체로 부상하고 있는 50세 이상의 연령층에 사회경제적인 관심이 증가하면서 시니어 고객의 금융·비금융적 니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회사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실버마켓 시장 규모가 연평균 4.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은퇴를 준비하거나 은퇴한 시니어 고객 모시기 위한 금융사들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니어 고객 편의 서비스 제공 
 
베이비붐 세대(1955~1962년 출생자)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국내 은행들은 시니어 고객 유치를 위해 영업점에 전담 창구를 개설하는 등 노년층을 위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잇따라 제공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어르신 금융상담 창구를 전국 820개 지점에 설치해 특별 관리에 나섰다. 어르신 금융상담 창구에는 별도로 교육을 받은 경험이 풍부한 직원을 배치해 노인 전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상황에 따라 창구를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콜센터 ARS는 고령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느린말 서비스'를 시행하기로 했다. 전화상담은 시니어 전문 금융상담원을 배치해 고령자 특성에 맞춰 쉬운 용어로 상담하고, 설명한 내용을 재확인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한 '시니어 고객 투자상담창구'를 개설했다. 어르신들이 영업점 상담창구나 프리미엄 라운지 중 한 곳에서 투자상담을 받아 볼 수 있도록 안내표지판을 붙여 놓고 운영 중이다.
 
기업은행은 100세시대 도래에 앞서 실버세대가 주요 고객층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서울 독산동, 공항동, 수색동, 마들역, 약수동 지점에 어르신 창구를 개설하기로 했다. 어르신 창구에는 노인만을 위한 상품을 취합해놓고 큰 글씨로된 안내장과 돋보기 안경 등이 배치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고령자가 ARS 이용 시 고령자 전용 버튼을 누르면 바로 상담원과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방은행도 어르신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어르신 전담창구'를 운영 중이다. 전국 266개 영업점 중 188개 영업점에 65세 이상 고객을 위한 '어르신 전담 창구'를 설치했다. 이 창구를 방문한 고객은 전담 직원으로부터 신속하고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일반 상품 안내장에 비해 큰 글씨로 제작된 안내장 등도 비치됐다.
 
또 거동이 불편하고 은행 방문이 힘든 고령층 고객을 위해 '부산은행 이동 차량 점포'가 경로당과 어르신 쉼터 등을 방문하는 '찾아가는 어르신 은행'도 조만간 운영할 예정이다.
 
KB, 은퇴금융 브랜드 '골든라이프' 신설
 
일부 은행에서는 새로운 은퇴 영업 브랜드를 만들거나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은퇴금융 사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은퇴를 준비하는 이들은 목돈을 보유한데다 자산을 안정적인 방법으로 증식하기를 원하므로 은행 상품에 관심이 많다.
 
은행은 은퇴예금과 퇴직연금, IRP(개인형퇴직연금계좌) 등 은퇴상품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연계하면서 수익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시니어 대표브랜드 'NH ALL100플랜' 브랜드를 선보였으며, 하나금융그룹도 지난해 은퇴설계연금 브랜드 '행복노하우'를 출시했다.
 
특히, KB금융지주는 '골드라이프' 브랜드를 밀고 있다. 계열사 통합 브랜드에만 국한하지 않고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에서 시니어 맞춤형 상품과 특화 서비스 개발을 전담하는 ‘KB골든라이프부’를 신설했다. 골든라이프는 생애주기별 은퇴준비 진단을 통해 체계적인 은퇴설계를 위한 전문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국민은행측의 설명이다. 은퇴설계시스템을 활용해 고객별 노후생활을 위한 부족자금과 재무상황을 진단하고 개인별 맞춤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은퇴·노후 특화점포를 기존 57개에서 850개 VIP라운지로 확대해 '누구나, 편리하고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했다. 또 담당직원의 상담역량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직원 대상 은퇴·노후설계 전문가 심화과정 연수를 운영하고 있다. '은퇴설계전문가(ARPS)' '금융노년전문가(RFG)' '공인자산관리(FP)' 자격을 보유한 직원을 VIP라운지에 전면 배치했다.
 
고객이 어디서나 간편하게 노후 준비상황을 진단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받을 수 있는 'KB골든라이프 노후설계시스템'도 국민은행이 내세우는 무기다. 재무 상황뿐만 아니라 건강, 사회관계, 심리안정 지표 등 비재무적 부분을 복합적으로 진단하고, 최적의 맞춤 상품 추천 등 체계적으로 노후 준비 대안을 컨설팅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노후 자금 설계 시 ▲기본형 ▲안정형 ▲여유형 중 고객이 원하는 노후생활방식을 선택하면 자녀 교육자금과 결혼자금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노후 자금 계획을 제시 받을 수 있다.
 
매년 다양한 고객초청행사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부부 힐링캠프' 'KB골든라이프 조찬세미나' '행복노후설계 세미나'는 고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신종국 국민은행 골든라이프부장은 "시니어 니즈는 점차 다양화되고 세분화되어 가고 있다”며 “이러한 시니어 고객의 요구를 반영해 신개념 시니어 케어토탈 서비스를 확충해 '진정한 국민의 은퇴·노후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유층 시니어에 혜택 집중 '한계' 
 
시니어고객 전용 프로그램은 금융회사에서 별도의 제한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부유한 시니어고객에 초점을 둔 비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일정 금액 이상 잔액 유지 및 회원 가입 시 소정의 자격조건을 적용해 자산이 있는 시니어 계층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MUFG은행, 미즈호은행, 미쓰비시UFJ신탁은행, 일본생명보험, SONY생명 등 일본 금융회사들은 부유층 시니어고객을 주요 고객으로 한정하고 있다. MUFG은행의 회원제 프로그램인 ‘퀄리티 라이프 클럽(Quality Life Club)’에 가입하려면 예수금 잔고가 1000만엔 이상 돼야 하며 가입 신청 후에 소정의 심사를 거쳐 입회가 가능하다.
 
일본생명보험과 소니생명보험은 비금융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고객이 안심하고 충실한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노후생활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간병업체나 노인요양시설업체 등과 제휴를 맺고 있다. 일본생명은 일본 최고 전문의와 연결해주는 ‘베스트 닥터(Best Doctors)’ 서비스와 간병업체와 제휴해 자택방문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어 가디언스(Care Guidance)’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소니생명은 시니어고객을 대상으로 요양시설업체인 와타미(Wattami)가 운영하는 요양시설에 우선 입주 혜택을 주거나 종신 계약을 한 고객에게 입주 시 입주일시금 할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차별화된 비금융 서비스 마련해야
 
미국과 영국에서는 '실버달러, 뉴시니어, 액티브 시니어' 등으로 지칭되는 50세 이상 세대가 전체 소비 지출의 50~60%를 차지하는 등 높은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연령이 높을수록 재테크를 넘어 건강관리, 스포츠, 여행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비금융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시니어고객 전용 회원제 프로그램이나 서비스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금융사는 시니어 고객전용 회원제 프로그램이나 시니어 고객에 초점을 맞춘 특화된 서비스 제공을 중점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웰스파고(Wells Fargo)는 ‘엘더 케어 프로그램(Elder Care Program)’을 통해 시니어 고객이 독립적인 생활과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퍼스트 스테이트 커뮤니티 뱅크(First State Community Bank)는 ‘호라이즌 클럽(Horizons Club)’을 통해 비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시니어 고객의 거래 집중을 유도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다. 
 
SMBC은행의 ‘SMBC Club 50s’는 50세 이상 시니어 고객으로 연령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 중 예수금 잔고 500만엔 이상인 고객에게는 은퇴 및 노후생활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비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황원경 KB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사의 경우 시니어 고객에 대한 비금융적 서비스 제공은 미흡한 상황이어서 비금융적 니즈에 대한 파악과 함께 보다 적극적인 대응방안이 필요하다"며 "금융권에서는 시니어고객 중 세부그룹별 니즈 분석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관리 및 기반 확대, 충성고객 확대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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