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시론)월세시대의 도래와 정부의 역할
2016-08-03 06:00:00 2016-08-03 06:00:00
부동산임대방식의 변화가 뚜렷하다. 대한민국에서만 관찰되는 독특한 임대방식인 전세의 비중이 하락하면서 월세가 주택임대의 주도적인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얼마전에 발표된 통계자료를 살표보면 서울시내 전월세 거래량중 월세비중은 2014641.6% 수준이었으나 올해 6월에는 48.3%를 기록했다. 불과 2년의 기간동안 6.7%나 증가한 것인데, 머지않아 전세의 비중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강남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전세로부터 월세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저금리 기조의 고착화와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는 전세제도의 존립기반을 흔드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저금리 기조와 시중유동성 확대는 전세와 같은 사적(私的) 자금조달기법의 매력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또한 집값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은 양도차익 목적의 주택거래를 위축시켜 전세공급을 줄이게 된다.
 
인구고령화의 진행과 경제성장률 저하로 인해 저금리 기조와 주택가격 정체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세제도의 퇴장은 불가피할 것이고 주택시장은 결국 자가보유와 월세임대시장으로 양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은 단순히 임대료 지불방식의 변화가 아니며 세입자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주는 요인들이 변환과정에서 나타난다. 월세세입자들의 추가적인 임대료부담,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주택임대시장의 부재, 전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잉여자금의 운용부담 등이 그것이다.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은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주택임대시장의 시장성숙도는 세입자들의 이러한 부담요소를 제대로 수용하기에 부족한 면이 많아 보인다.
 
시장의 기능이 충분하지 못할 때 정부정책은 그 빈자리를 메우는 역할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 오랜 기간 정부의 주택시장 정책은 주택보유 촉진을 위한 공급확대와 전세시장의 안정화에 집중해 온 반면, 월세임대시장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주로 사회복지 차원에서 이루어져 왔다. 그렇지만 이제 월세임대시장의 효율적 발전을 위한 정책마련은 부동산과 산업정책 차원에서 접근되어야 할 것이다.
 
다행히도 최근의 정부정책을 살펴보면 월세시장에 대한 정책적 배려수준이 뚜렷하게 바뀌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중산층의 월세임대주택시장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뉴스테이정책, 월세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주거안정 월세대출상품의 공급범위 확대, 그리고 전세의 월세전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잉여자금의 효율적 운용을 위한 월세입자 투자풀제도 등의 시행은 임대시장 구조변화를 촉진하는 촉매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뉴스테이는 의무임대 기간인 최소 8년 동안 임대료의 상승률이 5% 이하로 유지되는 기업형 임대주택이다. 공공임대와는 달리 주택규모와 입주자격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중산층의 월세임대주택 전환에 윤활유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개인보유자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임대주택 공급체계에 기업의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주택임대시장의 시장기능개선이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주거안정 월세대출은 낮은 금리로 월세임대료를 대출지원하는 제도인데 올해 하반기부터 지원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한다. 월세전환으로 인한 저소득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증가를 완화시키는 데에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세입자 투자풀제도의 시행도 그 정책적 취지를 높이 살만한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반환되는 전세자금을 모아 투자풀을 조성한 후 그 운용수익을 가입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자본시장 관련 공적 금융기관들을 활용하여 운용수익의 안정성을 확보하였고 세제혜택까지 허용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월세전환 이후의 가용자금 운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특히 반환된 전세자금에 관한 이슈는 월세전환의 과도기에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이지만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향후 월세입자의 재정상태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정부의 정책변화가 월세시장의 발전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물론 아닐 것이다. 원칙적으로 말한다면 정부의 역할은 시장변화의 마중물 역할에 국한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과도한 시장개입은 부작용을 양산할 위험이 있다. 다만 현재와 같이 거시경제환경의 변화속도에 비하여 임대시장의 구조개편이 더딜 경우에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통해 시장변화를 유도하는 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일관성있게 추진되는 주택임대정책을 기대해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