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변혁…석유 지고 신재생에너지 뜬다
국내 신재생에너지 투톱 태양광·전기차…미세먼지 논란 속 LPG도 복병
2016-07-05 18:01:13 2016-07-05 18:01:13
'탈석유 시대'가 도래했다. 한때 '검은 다이아몬드'로 불리며 글로벌 경제를 움켜쥐었던 석유의 추락이 예사롭지 않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원흉으로 지목되는 등 한계도 드러냈다. 이에 더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각 국의 의지가 파리기후협약 등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드러나면서 석유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주요 국가들은 이미 태양광을 비롯해 풍력·지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확보에 매진하고 있으며, 뒤늦게 뛰어든 우리나라도 전기차와 태양광에 대한 추격의지를 높이고 있다. 기존 연료 시장에서는 액화석유가스(LPG)의 역할이 재조명되고 있다. 에너지 지형의 대변혁이다.(편집자)
 
새로운 에너지를 찾는 국내 기업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석유 연료의 한계점이 두드러진 상황에서 기업들을 중심으로 이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발굴·확대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이들이 가장 주목하는 영역은 전기차와 태양광이다. 전기차 공략을 위해 현재 LG, 삼성, SK를 비롯해 완성차 업계가 뛰어든 상황이며, 태양광은 한화와 OCI가 대표주자다.  
 
기존 연료 중 하나인 LPG 역시 또 다른 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카테고리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최근 휘발유 및 경유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상대적으로 친환경 연료라는 점이 부각됐다. 오랜 서러움 끝에 석유 연료를 대체할 에너지로 LPG도 이름을 올렸다.
 
정부도 뒤늦게 힘을 실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에너지미래전략위원회 출범식'을 갖고, 오는 2020년까지 태양광·풍력·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신산업에 총 42조원을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에너지신산업 성과 확산 및 규제개혁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현재 7.6%에 불과한 신재생발전 비율을 2029년까지 20.6%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사진/뉴스토마토
 
'투톱' 전기차·태양광올해가 분기점
 
국내 신재생 에너지의 두 축인 전기차와 태양광 사업은 올해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매년마다 새 먹거리로 주목을 받아왔지만 대중성 확보라는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전기차와 태양광 모두 수익성을 확보하며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의 5월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전기차는 6331대다. 하이브리드 차량(가솔린과 전기의 결합)은 17만9087대, 수소연료전지차는 53대다. 경유차 889만371대와 비교하면 국내 친환경차의 보급 규모는 걸음마 단계다. 하지만 기업들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활기를 보일 전망이다. 
 
선두주자인 LG화학이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가 기대된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 분야의 올해 예상 매출은 약 1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삼성SDI는 2020년까지 3조원을 투자, 울산과 중국 시안에 이어 유럽에 새로운 생산거점을 확보하며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 탈바꿈한다.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공장 증설에 나섰다.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차 등 완성차 업체들도 새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며 친환경차 대중화를 앞당긴다. 정부는 2020년까지 신차의 30%(연간 48만대)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태양광은 연초 볕이 들기 시작했다. 태양광협회에 따르면, 2013년 456MW에 불과한 국내 시장은 2014년 925MW, 지난해 처음으로 1GW를 넘겼다. 올해에는 신재생에너지 의무사용정책(RPS) 시장 통합에 따른 수혜로 지난해보다 많은 발전설비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대여사업도 정부 에너지 신산업 가운데 하나다. 사업자가 주택이나 아파트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무상으로 설치하고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수수료는 아낀 전기료에서 부담하기 때문에 전기료 절감 효과를 얻는다. 올해 태양광 대여사업 참여가구는 누적 2만 곳을 넘을 전망이다. 
 
한화는 10대그룹 가운데 나홀로 태양광사업을 확장해왔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리는 폴리실리콘 가격 반등과 자회사 한화큐셀의 태양광 셀·모듈·발전사업 실적 개선에 힘입어 지난 1분기에 4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세계 3대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OCI도 지난 1분기 영업이익 738억원으로, 3분기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사진/뉴스토마토
 
복병 LPG, 경유 논란에 역할 '재조명'
 
기존 주요 연료 중 하나인 LPG는 석유를 대체할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미세먼지 감축과 관련 휘발유와 경유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상대적으로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LPG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지난해 6월 환경부가 발표한 연료별 배출가스 평균 등급을 보면 휘발유가 2.51, 경유가 2.77인 데 반해 LPG는 1.86에 불과하다. 현재 정부는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에너지세제 개편을 준비 중이며, 경유가격 인상이 유력시 되고 있다. LPG의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또 LPG가격은 국제유가의 영향을 덜 받고 미국 셰일가스 증설에 따라 공급량도 넉넉하다는 점에서 기존 석유 연료 대비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 5일 국내 판매가격 기준 휘발유는 리터당 1442.61원, 경유는 1232.2원이며, LPG는 절반 수준인 737.73원에 불과하다. 이에 연료사용 제한에 묶여있는 LPG차량을 일반인에게 완전 개방하자는 주장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LPG업계는 이 같은 분위기 변화를 감지하고 가정·산업용 프로판 및 수송용 부탄 등 사용 확대를 위해 정부와 다양한 협력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남궁민관·조승희 기자 kunggija@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