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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샘물 전쟁)①불 붙은 순위 경쟁…펄펄 끓는 생수 시장
1조원대 시장 초읽기, "삼다수 잡아라" 농심 vs 롯데 기싸움
2016-05-20 06:00:00 2016-05-20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물이 귀해진 시대다. 그 누가 돈을 주고 물을 사먹는 시대가 열리고 생수시장이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11%'. 최근 15년간 국내 생수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다. 2000년 약 1500억원이던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올해 약 70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저성장 시대에 보기 드물게 급성장하는 시장이 생수시장이다. 업계 간 치열한 주도권 경쟁, 그 속에 트렌드 변화 등을 짚어본다. 
 
생수시장이 매년 1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면서 업계간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19일 시장조시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3년 5430억원 규모였던 생수시장은 2014년 5900억원, 지난해 6200억원대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7000억원대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며, 2020년에는 1조원대 시장이 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생수 브랜드 중 광동제약(009290)이 판매하는 '삼다수'는 압도적인 1위 생수 브랜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삼다수는 지난해 45.4%의 점유율에 이어 올 1분기에도 45.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농심(004370)롯데칠성(005300)음료가 점유율 확대에 나서며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는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점유율 5.8%로 2위였던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8.0은 올 1분기에는 5.2%로 떨어졌다. 반면 농심 백산수는 올 1분기 6.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단숨에 2위 자리에 올랐다. 이어 4, 5위는 '평창수'(해태음료)와 '아이시스'(롯데칠성음료)로 같은 기간 점유율이 소폭 줄었다.
 
최근에는 2위 경쟁이 생수시장의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철옹성'과 같은 점유율로 독보적 1위를 고수 중인 '삼다수'에 대한 견제가 당장은 버거운 상황에서 농심과 롯데칠성음료가 근소한 점유율을 보이며 치열한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농심은 2012년 광동제약에 삼다수의 유통사업권을 넘긴 후 백산수의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중국 지린성 이도백하 지역에 2000억원을 투입해 백산수 제2공장을 설립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공장 설립으로 백산수 생산 규모는 연간 25만톤에서 125만톤으로 대폭 늘어났다. 이는 국내 생수 브랜드 가운데 최대 규모다.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대대적인 마케팅을 병행해 점유율도 대폭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백산수는 농심이 신라면에 이은 차세대 신사업으로 육성하는 제품이다. 백산수는 2013년 35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28.2% 성장했다. 백산수는 대형마트에서 점유율이 11.2%로, 대형마트에서 특히 인기다. 백산수는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의 두배 이상인 800억원으로 잡고, 이세돌을 광고 모델로 발탁하며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민통선 인근 지역에서 생수를 생산하고 있는 백학음료의 지분을 가진 롯데칠성음료도 지난 2014년 대규모 생산시설 확충에 나선 뒤 생수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단일 생수 브랜드로는 백산수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아이시스8.0'과 '아이시스'의 점유율을 합하면 올 1분기 점유율이 7.8%로 농심을 앞선다. 
 
이 외에도 롯데칠성음료는 평화공원산림수, 아이시스 지리산산청수, 아이시스 백두산하늘샘 등 총 4개의 생수 브랜드를 갖고 있고, PB생수까지 합하면 생수부문에서만 연 매출이 1200억원(2015년 기준)에 달한다. 특히, 아이시스8.0의 경우 연간 20% 가량 성장하고 있고, 다른 생수 제품들도 매출 신장률이 매년 8~9% 가량을 기록하고 있어 개별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는 전략을 고수할 계획이다.
 
한편, 국내 생수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다수'가 광동제약과 '판권 계약' 종료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삼다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하고, 광동제약이 위탁 판매하는 구조를 띄고 있다. 첫 위탁 판매자였던 농심은 1998년부터 14년간 삼다수를 맡아 1위 생수로 키웠지만, 제주도개발공사와 법정공방 끝에 2012년 판매계약이 종료되며 광동제약에게 판권을 넘긴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말 제주도개발공사와 광동제약간 '삼다수' 위탁 판매 계약이 종료된다. 광동제약은 2012년 판매권을 가져오며 4년이라는 기간을 정해두고 계약했다. 이에 따라 올해 12월이면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셈이다. 단 판매 목표치를 달성하면 계약이 1년 연장된다는 조건이 붙어 판매성과에 따라 판매권 종결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현재 광동제약이 시판중인 '삼다수'는 연간 1500억원대가 팔리는 생수시장 1위 브랜드다. 따라서 '삼다수'를 손에 넣는 기업은 단숨에 생수시장 1위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업체간 생수시장에서 '포스트 광동제약'이 되기 위한 쟁탈전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생수시장에서 삼다수의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단번에 무너뜨리긴 힘들어 보인다"며 "결국 우회전략으로 삼다수의 새주인이 되고자 하는 업체간 치열한 눈치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 대형마트의 생수 코너에서 소비자가 제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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