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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끈 지끈 만성두통 "병원 찾으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증상…여성이 남성보다 1.6배 많아
2016-02-24 06:00:00 2016-02-24 06:00:00
두통은 병원을 찾게 되는 가장 흔한 증상으로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한다. 두통의 수백가지 원인 중에서도 일상 생활 속에서 흔히 겪는 증상의 사례와 이를 유발하는 요인에 대해 중앙대병원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편두통 및 기타 두통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273만2700여명으로 2011년(244만3500여명) 대비 12% 증가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 비중이 62%로 남성 환자 38%보다 1.6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가 2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60대 18%, 70대 17%, 40대 15%, 30대 10% 순이었다.
 
두통의 원인은 다양하다. 최근에는 3D 영상을 본 뒤 두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3D 영상 시청 시에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3D 영상은 실제 인간의 눈과 뇌가 만들어내는 시각정보와는 차이가 나기 때문에 뇌가 쉽게 피로해지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인 경우 영화 관람을 중지하면 증상이 나아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노인이나 고혈압, 뇌졸중 환자 등은 3D 영상이 주는 두통으로 인해 기존의 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편두통을 겪는 여성은 대개 배란기와 월경기간에 증상이 악화되고, 임신 기간 중에는 나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여성호르몬 농도의 급격한 변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월경 시작 직전에는 에스트로겐(여성호로몬)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데, 이때 편두통이 잘 발생한다. 출산 직후나 난소 절제수술 후, 먹는 피임약을 일시 중단하는 기간 등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하게 감소할 때도 편두통이 잘 나타난다. 반면 임신 기간 중에는 에스트로겐이 높게 유지되고, 폐경 후에는 낮은 농도로 지속되는데, 이때는 증상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초경 이전과 폐경 이후 시기에는 편두통이 발생하는 확률이 남녀 모두 비슷하다. 그러나 여성호르몬 농도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15~50세 사이 가임기에는 여성에게 편두통이 생길 확률이 남성의 3배가 넘는다.
 
두통을 고치려고 먹은 약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카페인이나 에르고타민, 트립탄 계열의 약물과 같이 혈관 수축작용을 하는 성분이 함유된 두통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점점 약에 의존하게 돼 두통을 악화시키게 된다. 약성분이 두경부 혈관에 수축 작용을 하다가 갑자기 약을 끊으면 혈관이 확장되고, 이로 인해 혈관벽에 분포하는 신경말단이 자극을 받아 염증이 발생해 두통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원인이 되는 약을 바로 끊고, 두통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은 후 알맞은 약을 처방받고 올바른 복용량에 따라 먹는 것이 필수적이다.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대부분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형 두통으로 진단된다. 그러나 CT나 MRI 검사를 통해 뇌질환이 진단되는 경우도 전체 두통환자의 3~5% 정도를 차지한다. 
 
일반적으로 단순히 머리가 자주 아픈 것만으로는 뇌졸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두통과 함께 의식이 떨어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오고 입술이 돌아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뇌졸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만성 편두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서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뇌혈관의 일부가 풍선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파열의 경우에도 극심한 두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한 극심한 통증과 함께 의식이 떨어지고 구토, 팔다리 마비 등이 나타날 때에는 뇌동맥류 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40대 남성에게 잘 생기며 혈관이 파열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생기면 큰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박광열 중앙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보통과는 다르게 극심한 두통에 시달리는 등 새로운 형태의 두통이 갑자기 시작될 때 ▲두통이 수 일이나 수 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는 경우 ▲과로, 긴장, 기침, 용변 후 또는 성행위 후 나타나는 두통 ▲50세 이후에 처음으로 반복적인 두통이 시작됐을 때는 의료진과 상의를 해야 한다. 또한 ▲행동이상, 졸음, 의식저하, 기억력 감소 ▲발열과 구토 ▲운동 또는 감각이상 ▲사물이 둘로 보이는 등 시력장애 ▲보행장애, 균형감각 상실 등이 증상이 두통과 동반됐을 때도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박 교수는 "대부분의 두통은 일차성 두통으로서 두개 속 구조적인 문제가 없는 경우"라며 "CT나 MRI 검사를 통해 뇌질환이 진단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신의 증상을 면밀히 살펴봐야 하고 필요하면 전문의를 방문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대부분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형 두통으로 진단된다. 그러나 CT나 MRI 검사를 통해 뇌질환이 진단되는 경우도 전체 두통환자의 3~5% 정도를 차지한다. 보통과는 다르게 극심한 두통이나 만성두통에 시달리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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