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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프랜차이즈 M&A, 전문가가 필요하다
이창용 프랜차이즈 ERP연구소 소장
2015-12-24 06:42:07 2015-12-24 06:42:07
국내 외식업계에 사모펀드(PEF)의 투자와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유명 브랜드들이 사모펀드에 매각 됐으며 매각설이 진행중인 브랜드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유수의 PEF들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M&A 경쟁에서 승자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자금 회수 앞에서는 어떨지 미지수다.
 
통상 국내에서는 보통 50명 미만의 투자자로부터 10억원 이상 자금을 모아 사모펀드를 구성하며 인수한 기업은 계약기간 내 재매각해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익을 돌려줘야 한다. 그러나 외식업이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되면서 출점 제한 등 규제가 강화돼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던 수익률을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기업 M&A현장에서 전문가들의 과학적 판단과 합리적 계산이 잘 들어 맞지 않는 경우가 더러 발생한다. 투자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익을 안겨줘야 하기 때문에 PEF들의 고민도 클 것이다. PEF의 매물은 PEF가 가져가지 않는다는 것이 시장의 불문율이고 이들 기업은 대부분 인수하는 기업과 업종이 같거나 시너지(상승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인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인수후보로 나서야 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외식업계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같은 업종의 외식기업에서 가격적으로 만족할 만한 수준의 베팅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주목할 것은 합리적 계산 외에도 감성적 요소가 M&A의 성공 여부를 부르는 큰 변수로 떠오른다는 점이다.
 
M&A 후 이질적인 두 조직을 하나로 묶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두 기업의 내부 조직과 리더십, 기업문화 등을 통합해 진정한 시너지를 모색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임직원들의 화학적 결합이다. 과학적 잣대를 들이대고 칼로 무 베듯 단숨에 정리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장래 불안감이 가장 큰 문제다. 이를 덜기 위해 임원들은 틈나는 대로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상대로 합병의 배경과 향후 경영비전을 설명하는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야 하며, 공평한 긴급기회와 성과급제도를 합리화 하는 등 제도적 뒷받침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외식기업이 M&A 후 인적 통합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예상만큼의 매장확장을 못하는 것은 물론 가맹점들의 불만과 기업가치 하락으로 최악의 경우 인수한 기업까지 휘청거리는 상황으로 치닫곤 한다.
 
많은 경우 인수기업이 피인수기업의 조직문화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방식으로 조직을 새롭게 정비하려고 하면서 내부 갈등을 초래하고 결국 경영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다른 경우는 약관들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곤욕을 치른 뒤 M&A콤플렉스를 갖기도 한다. 이 역시 피인수기업 종업원의 감정과 기업문화를 살피지 않아 점령군 같은 인상을 준 것이 화근이 되는 경우다.
 
경기둔화로 어수선한 가운데에도 M&A 시장은 국내외를 통틀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꾸준한 편이다. 오히려 경기가 나쁠 때 지금난에 시달리는 알짜기업이 싼 값에 매물로 나오곤 한다. 국내에서 근래 사모펀드를 비롯한 재무적 투자자들이 가세해 M&A 시장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프랜차이즈 외식업 M&A과정에서는 '프랜차이즈 M&A 전문가'를 투입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외식업 M&A는 엄연히 전문적인 영역이다. 다양한 협상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M&A전문가들이 협상과정에 투입돼 같이 전략을 수립하고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때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제시 하도록 하는 것은 협상 성공에 중요한 역할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창용 프랜차이즈 ERP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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