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여유가 생기면 문득 '영화나 볼까'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이 계시지요? 오늘 소개할 책 <영화가 말했다>는 한 시사공부 모임에서 만난 두 친구 이승연씨와 김용희씨가 함께 쓴 책입니다. 이 책은 여러 한국 영화를 통해 사랑, 돈, 출세, 위선, 행복 등에 관한 이 사회의 비뚤어진 욕망을 들여다보고, 독자로 하여금 관성에서 벗어나 사고를 전환하게끔 유도합니다.
◇영화, 비뚤어진 욕망을 비추다
<영화가 말했다>는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 이후 두 사람이 함께 쓴 두 번째 책입니다. 국회보좌진을 하다 드라마 집필로 진로를 틀었고 그러다 영화를 즐기게 됐다는 이승연씨, 그리고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김용희씨는 영화만 보는 게 아니라 사회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즐겨 나눈다고 하는데요. 이 즐거움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책을 쓰기 시작했고 이후 강연까지 다니게 됐다고 하네요.
첫 책 <영화에게 세상을 묻다>에서는 법, 제도 등 외적 요인에서 사회의 문제를 찾아나섰다면 2권에서는 이런 인프라 외에 사회 구성원들의 내부와 한국 문화의 특성 등 내적 요인에서 문제를 찾아 나섰습니다. 시선을 180도 돌린 셈인데요. 공저자 이승연씨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저는 본래 법이나 제도 쪽에서 사안을 보는 경향이 있어요. 문제가 있으면 제도로 고치면 되고 제도가 잘 만들어지면 다 잘될 것이라는 무의식이 있었나봐요. 그런데 제도로도 해결이 안된다면 사실은 우리 저변에 깔린 문화나 의식수준이 거기에 못미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가 말했다>는 이런 자아성찰의 개념에서 집필된 책이에요."
책 속으로 조금 들어가볼까요. 저자들은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를 통해서는 관습과 제도에 갇힌 결혼이 결국 사랑을 좀먹게 한다는 성찰로 나아갑니다. 영화 '작전'을 통해서는 '돈을 벌고자 욕망하는 모든 곳이 전쟁터'라며 개미들, 영원한 '호갱'들이 있는 한 주식시장은 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킵니다. 또 영화 '카트'를 통해서는 비정규직의 슬픔을 알리면서 '그래도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 책의 가치는?
이렇듯 <영화가 말했다>는 경쾌한 서술 속에 성찰의 메시지가 언뜻언뜻 비치면서 읽는 재미를 더해가는 책입니다. 책을 통해 저자들은 '영화에는 느낌(feeling)을 통해 사고(thinking)하게 만드는 마법의 고리가 있다'고 전하는데요. 저자들의 집필의도도 이런 영화의 특성과 무관하지 않은 듯합니다. 저자들이 결국 강조하고 싶었던 건 바로 영화를 통해 우리의 일그러진 욕망을 깊이 들여다본 후 그 전과는 달라진 태도로 진짜 현실로 나아가자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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