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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서유기' 통한 나영석 PD의 도전 둘
이수근·강호동 재기 발판 마련과 첫 인터넷 방송, 성공할까?
2015-09-02 17:04:38 2015-09-02 18:06:13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나영석 PD가 다시 한 번 쉽지 않은 도전에 나선다. 과거 KBS2 '1박2일' 멤버였던 강호동, 은지원, 이수근, 이승기와 함께 중국 여행기를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를 통해서다.
 
'신서유기'는 중국 고전인 '서유기'를 바탕으로 네 사람의 여행기를 그리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네 사람은 이미 중국 산시성 시안에서 4박 5일 일정의 여행을 마쳤다. 특히 복귀 후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강호동과 자숙 중이던 이수근이 합류했다는 점이 큰 화제를 모았다.
 
이 프로그램은 tvN 채널이 아닌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공개된다. 케이블이 아닌 인터넷 방송으로 방영되는 까닭에 관심이 높다. 인터넷 방송은 기존 채널 방송과 콘텐츠면에서 어떻게 다른지, 시청자가 아닌 네티즌을 상대로 어떤 결과를 낼지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나영석 PD는 '신서유기'를 통해 강호동과 이수근에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과 국내 최초 인터넷 방송으로서의 성공 여부 등 두 가지 도전에 나선다. 이 도전이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나영석 PD-강호동-이수근-이승기-은지원-최재영 작가(왼쪽부터). 사진/tvN
 
◇강호동·이수근 재기발판 마련할까?
 
2011년 9월 세금문제로 방송계를 떠났던 강호동은 지난 2012년 11월 복귀한 뒤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달빛프린스', '무릎팍도사', '투명인간', '별바라기' 등 그가 MC를 맡았던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저하로 폐지됐다. 이제 남은 프로그램은 KBS2 '우리동네 예체능'과 SBS '스타킹' 뿐이다.
 
이수근은 지난 2013년 불법도박 문제로 방송계를 떠나있었다. 종종 근황이 들리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카메라 앞에 선 적은 없었다. 이번 '신서유기'의 합류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네티즌들은 이수근은 물론 제작진에게도 비판을 제기했다.
 
나영석 PD가 '꽃보다' 시리즈나 '삼시세끼'를 런칭할 때와 달리 상황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나 PD는 두 사람을 선택했다. 굉장한 고민과 함께 시작했을 것 같은 '신서유기'의 멤버 조합은 의외로 쉽게, 이승기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나영석 PD는 "이승기와 가끔 만나서 식사도 하고 그러는데, 어느날 예전 '1박2일' 멤버들과 여행을 가자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러면 우리만 보기는 아까우니까 대충 찍어서 사람들 보여주자. 완성도는 떨어질테니까 인터넷 방송으로 해볼까?'라고 얘기하면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과거 멤버 중 스케줄적으로 여유가 있던 네 사람이 모여 '신서유기'가 탄생했다. 하지만 이수근에 대한 비난이 심했다. '면죄부를 주는 것이냐'는 비판이 있었다.
 
나 PD는 "많은 분들이 이수근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 생각에는 인터넷 방송이고 예전에 같이 일했던 동료이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는 거다. 그런 점을 미루어서 보면 조금은 이해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이해를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수근 역시 방송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그는 "공백기 동안 오랜 생각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결론이 '방송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웃기고 싶다'는 것"이라며 "좋은 모습, 재밌는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공개된 티저 영상을 보면 네 사람은 '1박2일' 때보다도 더 편하게 입담을 과시한다. 시간이 5년이나 지난 만큼 각자 캐릭터에도 변화가 엿보였다. 강호동은 더 놀림을 당했고, 예전과 달리 방전된 모습도 보였다. 이승기는 더 의젓해졌고, 은지원의 기이한 행동은 더 진화했다. 이수근은 2년 공백이 무색하게 멤버들과 녹아들어 있었다. 약 10여분간의 영상은 나영석 PD가 또 한 번 일을 저지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나 PD가 강호동과 이수근에게 다시 한 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발판을 마련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네 명 중 맏형 강호동은 "나영석 PD는 누구보다도 멤버들에 대해 잘 알고 있고, 예능적인 면에서는 개인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며 "큰 고민과 걱정없이 나서게 됐다. 웃고 떠들고 즐기는 마음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아마 좋은 모습으로 비춰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나영석 PD. 사진/tvN
 
◇인터넷 방송 성공할까?
 
'신서유기'는 방송 채널이 아닌 인터넷으로 공개된다. 통상 방송에서는 약 80여분간 분량이 한 편으로 나오는 반면 '신서유기'는 약 10여분 간의 영상이 매주 5화씩 총 20화 정도가 공개될 예정이다.
 
학생이나 직장인이 틈이 날 때 잠깐씩 보기 좋게 만들 계획이다. 시간과 장소가 구애받지 않고,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시청자가 아닌 네티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시청률이 아닌 조회수가 인기의 척도가 된다.
 
이 프로그램은 오는 4일 오전 10시 네이버를 통해 첫 공개된다. 기존 방송이 저녁에 했던 것과 달리 오전 10시가 첫 공개되는 시점이다.
 
나 PD는 이 시간대에 공개하기로 정한 것에 대해 "우리는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이라 포털 사이트 분들에게 여쭤봤다. 거기서 확신 없는 모습으로 오전 10시를 제안하더라. 그때가 점심시간 전이라 직장인들이 확인하기 좋은 시간대라는 점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결정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아울러 인터넷 방송은 표현의 방식에 있어서 비교적 자유롭다. 공개된 예고편에서 업체 브랜드명이 그대로 말로 노출됐으며, 은지원에게 '미친놈'이라고 하는 등 대화나 자막의 수위도 좀 더 높아졌다. 플랫폼의 변화로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나 PD는 오롯이 재미만을 염두했다고 밝혔다.
 
나영석 PD는 "사실 저희도 처음 해보는 일이다. 제일 잘하는 걸 하기로 했다. 새로움에 대해서만 고민하다 보면 재미라는 본질을 놓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무조건 재밌게 만들자고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가볍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었다. 마치 뷔페에서 좋아하는 음식만 꺼내 먹듯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제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프로그램은 조회수가 얼마나 나와야 성공인지 기준이 없다. 나 PD는 "기준이 명확히 없어서 마음은 편하다"며 "약 20화가 공개될 텐데 합쳐서 2000만 조회수가 나오면 성공일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것보다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재밌는 방송을 만드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는 나 PD는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정말 재밌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새로운 인터넷 플랫폼과 과거의 영광을 누린 멤버들과 함께 만든 나 PD의 도전이 어떤 결과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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