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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컬럼)야당, 녹색당에 답이 있다
2015-07-28 14:38:44 2015-07-28 14:38:44
새정치민주연합, 정의당, 녹색당 중 지금까지 당명을 가장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 정당은 어디일까.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도, 원내 의석을 갖고 있는 정의당도 아니다. 정답은 바로 녹색당이다. 녹색당은 아직 금배지를 달고 있는 의원들은 없지만 다른 어느 당보도 우리 정치지형에서 뿌리를 잘 내리고 있다.
지난 2011년 3월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녹색당 창당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유럽에서 녹색당이 원전 가동을 하나하나 멈추게 했듯이, 우리나라에서도 원전 의존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녹색당이 시작됐다.
이렇게 2012년 3월 진성당원 4000여명으로 시작한 녹색당은 지금은 자발적으로 매월 당비를 납부하는 당원이 두 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
물론 녹색당은 간판을 내릴 뻔한 위기도 있었다. 창당 직후인 2012년 4월 총선에 나서 득표율 2%에 못미쳤기 때문에 법(정당법)에 따라 향후 4년 동안 당명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받았다. 이에 불복해 녹색당은 헌재에 위헌심판 청구를 했고, 지난해 1월 “정당법이 위헌”이라는 결정에 따라 녹색당이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위헌 심판 기간 중에는 선관위에 ‘녹색당 더하기’라는 당명을 등록하고 당을 유지했다.
녹색당은 내년 총선에서는 반드시 원내에 진출한다는 것이 목표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어렵지만 비례대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계속 지지층이 늘고 있기 때문에 정당 득표율 3%이상 획득이 허황된 꿈이 아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녹색당이 롱런을 할 수 있는 것은 당원들 모두 ‘녹색정치’ 실현이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과 자연이 사회적 불평등과 생태적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공존·공생하는 것이 ‘녹색정치’다.
녹색당은 그동안 정치적 격변기 마다 수 없이 다른 진보진영으로부터 합당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녹색당원들은 “우리만의 정체성으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녹색당이 꿋꿋이 자기의 길을 걷는 것과 달리 야권에서는 큰 선거가 있을 때면 끊임없이 이합집산을 반복해왔다. 최근에도 마찬가지다. 새정치연합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의원들의 탈당설과 신당 창당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천정배 의원을 중심으로 한 호남신당 창당은 기정사실화 됐으며, 문재인 지도부에 반기를 든 비주류 사이에서도 당을 뛰쳐나가려는 원심력이 커지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위를 두고 ‘창조적 파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진보진영이 갈라지면 선거에서 패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같은 사례를 굳이 일일이 나열 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진보세력은 우리 사회의 이념 구조상 6대 4정도로 보수진영 보다 세력이 부족하다. 총선, 대선 등 진보진영이 큰 선거에서 이겼을 때는 기존의 진보세력에다 중도층 표를 모두 긁어모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 제1야당의 분열 양상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단기간의 성과나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길을 꾸준히 걸어가겠다”한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의 말이 자꾸 귓가에 어른 거린다.
권순철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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