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자동차, IT제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 뿐만 아니라, 약품 원료를 생산하는 기업 중에도 최근 불어오고 있는 '역샌드위치 현상' 덕을 톡톡히 보며, 세계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
바로 소염진통제, 위궤양치료제, 간염치료제, 알코올중독치료제 등 40여종의 약품 원료를 생산해 미국, 일본, 유럽 등 35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에스텍파마.
지난 8일 경기도 화성 에스텍파마 공장을 찾았을 때, 생산 라인은 밀어닥치는 해외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직원들의 휴식 시간에도 자동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지난해 지어진 이 공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을 통과해 중앙 관리실에서 자동으로 생산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최소 인원만으로도 공장 운영이 가능한 셈이다.
이곳에서 만난 김재철 대표이사는 "해외 바이어들이 새로 가동에 들어간 화성공장에 대해 매우 흡족해하고 있다"며 "우수한 기술력과 뛰어난 설비가 수출 시장 공략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자랑했다.
실제 에스텍파마는 최근 5개 국가에 새로 수출을 시작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곧 수출국가 수가 기존 35개국에 더해 40개국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실적도 크게 좋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수출액은 1500만달러로 전년 60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늘어났고, 매출액도 2007년 185억원에서 255억원으로 증가했다.
김재철 대표이사는 “결산이 끝나지 않았지만 작년 동기와 비교해 올 1분기 실적은 4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350억원이 목표”라고 말했다.
에스텍파마의 해외공략이 성공하고 있는 배경에 대해 제약업계 전문가는 “원래 약품 원료 시장에서는 중국, 인도 기업들이 강세를 보였지만,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에스텍파마 같은 국내 업체들이 이른바 '역샌드위치 현상' 덕을 보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에스텍파마의 경우 우수한 기술과 상대적으로 나은 설비가 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스텍파마의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제약업 전문가들은 에스텍파마가 약품 원료만 생산해서는 성장의 한계가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약품 원료는 완제품보다 수익성이 낮고 약품 원료 시장도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에스텍파마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서도 착실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철 대표이사는 "해외 약품 원료 시장은 100억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당장은 약품 원료로 성장할 계획"이라며 "현재 완제 의약품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초기 단계지만 기술력 있는 다른 벤처 기업과 협력해 바이오 신약과 반도체 등 전자재료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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