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진만기자] "버스를 한 번 놓치면 30분 정도 기다리는 것은 예사입니다."
판교신도시의 한 버스 정류장에서 만난 시민의 하소연이다.
입주를 시작한 지 4개월째지만 판교신도시의 기반시설 부족 문제는 여전했다.
당초 광역간선 버스 10개 노선, 시내버스 6개, 마을버스 6개 등 총 22개 노선에 220대 버스가 운행될 예정이었지만, 현재 시내버스 3개, 마을버스 5개 노선만 운행하고 있다.
특히 상가 부족 문제는 심각하다. 음식점, 병원, 슈퍼마켓 등 생활편의시설은 찾아보기 힘들어 음료수 하나 사려면 인근 지역인 분당까지 차를 타고 가야 할 형편이다.
거리에서 만난 한 판교 주민은 “운중동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점심 먹을 곳이 없어 대부분 도시락을 싸서 점심을 해결할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상가정보연구원에 따르면 4월 중순 현재 단지 내 상가에 배치된 4개 단지 중 상가별 입점 업종은 5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60여개 점포 가운데 중개업소는 17곳으로 가장 많았고, 소형 슈퍼마켓 1곳, 세탁소 1곳, 인테리어 전문업체 1곳, 음식점(중국집) 1곳이 전부였다.
입주율이 저조함에 따라 학생 없는 학교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초에 개교한 경기 성남시 판교동 판교중학교의 경우 전체 학생수는 총 36명. 이 가운데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고작 2명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오는 5월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입주예정자들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노승욱 판교입주예정자연합회 회장은 “처음에 판교신도시에 당첨됐을 때는 기분이 좋았지만 입주를 얼마 안 남겨두고 아직까지 학교시설 문제 등 기반시설이 미미한 점이 있다”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줄 것을 주문했다.
정부가 '명품 신도시를 만들겠다'며 야심 차게 내놓은 판교신도시가 학생 없는 학교와 상가 없는 도시로 방치될 경우 자칫 자족기능 없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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