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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부품에서 삼성에 '勝'
2015-01-30 19:19:07 2015-01-30 19:19:07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4분기 소폭의 실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연간기준으로는 갤럭시S5의 부진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에 삼성전자만을 바라보던 삼성전기(009150), 삼성디스플레이 등 부품 계열사들도 맥을 추지 못했다.
 
반면 LG 부품 계열사들은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3의 선전과 함께 애플의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의 인기몰이로 전년 대비 실적 성장을 일궜다. 모바일 성적과 함께 거래처 다변화가 이 같은 실적 대비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갤럭시 후폭풍에 부품사 '휘청'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25조250억원으로 전년 대비 32.21% 하락했고, LG전자는 1조8286억원으로 전년 대비 46.4% 증가하며 3년 연속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다. 물론 모바일 부문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IM부문과 LG전자 MC 부문을 단순 비교할 경우, 수치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완승이지만 흐름만은 LG전자 편이다.
 
완제품 제조사들의 이 같은 실적 흐름은 수직 계열화 구조 속에 있는 부품 계열사들이 그대로 답습했다. 4분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가 지난해 역성장했고, 반대로 LG디스플레이(034220)LG이노텍(011070)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삼성 전자부품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지난해 3분기까지 전년 대비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으며, 삼성전기는 지난해 3분기 69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까지 기록했다. 다행히 4분기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27% 늘어난 4700억원을 기록했고, 삼성전기는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디스플레이는 TV 패널 수요 강세 지속과 대화면 등 프리미엄 판매가 확대되는 등 연말 성수기 효과를 누렸으며, 삼성전기는 갤럭시노트4 등에 채용된 1600만 화소 OIS(광학식 손떨림 방지) 제품 증가 등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하지만 4분기 반전이 연간 분위기마저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5조7300억원, 6600억원에 그치며 전년 대비 각각 13.77%, 79.8% 하락했다. 영업이익률은 2.56%로 지난 2013년보다 7.42%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기 역시 영업이익이 17억원에 머물며 1%가 채 안되는 영업이익률 0.02%에 그쳐야 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삼성전자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완제품 제조사와 비슷한 실적 추이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TV·스마트폰 판매실적이 4분기 들어 일부 개선됐음에도 갤럭시S5 등 삼성전자의 완제품 부진으로 2~3분기 입었던 타격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여기에다 삼성전자로부터의 공급가 하락 압력도 컸다.
 
◇땡큐 애플..G3 선전도 한몫
 
이와 달리 LG 부품 계열사들은 그간의 오명을 벗고 지난해 완벽하게 부활했다. LG전자 G3가 시장에서 크게 선전한 데다 애플, 샤오미 등 거래처 또한 다변화돼 특정 공급사로부터의 타격을 적절히 상쇄할 수 있는 구조로 변했다. 무엇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다시 평정한 애플 효과를 그대로 누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간기준 영업이익 1조357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16.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지난 2013년 4.3%에서 지난해 5.13%로 높아졌다. LG전자 TV사업 부진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와 중국·대만 업체에도 액정화면 패널을 공급하는 등 매출 다변화를 이뤘다.
 
LG이노텍도 지난해 1분기 일시적 부진을 제외하고는 연중 내내 상승세를 키워나갔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4.1% 늘어난 6조4661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130.6% 급증한 3139억원을 기록했다. LED 부진에도 불구, 카메라모듈 사업이 애플의 아이폰6 시리즈 효과로 탄탄했다. 애플 효과다. 더불어 자동차에 특화한 카메라모듈, LED 신사업인 차량 전장부품 역시 전년 대비 18.7% 증가하며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삼성과 LG, 양사 전자부품 계열사들의 희비가 갈렸지만, 올해는 재역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전기가 중화 거래선을 개척하며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고, G3와 아이폰으로 웃은 LG에 반격하기 위해 삼성이 갤럭시S6로 절치부심을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부품계열사들이 지난해 바닥을 찍고 반등세가 나타날 지 주목된다"며 "문제는 중국의 스마트폰과 TV 업체들이 저가 제품을 내놓으며 국내 업체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부품회사들의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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