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신문을 읽다보면 가끔 모르는 단어가 나옵니다. 그냥 넘어가려니 어딘가 좀 허전해 찾아보게 되는데요. 이렇게 우리가 새로 접하는 경제 용어는 대부분 영어에서 옵니다. 앞으로 세계적인 통신사인 로이터통신의 외신기사를 통해 해외의 핫 경제 이슈와 최신 영어를 뉴스토마토 국제전문기자와 함께 배워보시죠.>
금융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던 지난 2008년, 전문 출판사인 '매리엄 웹스터'가 미국을 대표하는 올해의 단어로 선정한 영어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긴급 구제를 의미하는 단어인 베일아웃(Bail-Out)입니다.
원래 베일아웃은 위급 상황에서 조종사가 비행기에서 낙하산으로 비상 탈출을 하는 행위를 뜻하는 단어라고 하는데요.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심각한 재정 위기에 처한 기업이나 국가에 대한 긴급 구제, 긴급 융자의 의미가 더 대중화됐습니다.
당시 금융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무려 70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법안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1997년 IMF 외환 위기로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이렇듯 IMF나 미국 등 선진국이 외환 위기에 빠진 국가를 지원하는 것, 재정 여건이 좋은 회사가 부실한 회사에 지원을 하는 것, 이 모든 상황에서 베일아웃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단어가 러시아 경제를 논하는 기사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요.
최근 러시아 중앙은행이 자국의 대형 시중은행인 트러스트뱅크에 긴급자원을 지원키로 한 가운데, 지난 월요일 지원 금액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유가 하락과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위축되면서 소비자 대출도 줄어들고 부실 여신은 늘어나면서 트러스트뱅크가 파산 위기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경제, 금융 위기 후 첫 위축세 전환(Russian economy suffers first contraction since global crisis)"이라는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시죠.
◇위급 상황에 처한 조종사가 낙하산으로 항공기에서 탈출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 '베일아웃'은 재정 위기에 처한 기업, 국가에 대한 긴급 지원 듯의 뜻으로 더 널리 쓰이고 있다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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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정리
shrink:위축되다 resume:재개하다 slide:하락세 sanction:제재 slump:하락 inflict:(괴로움 등을) 가하다 contraction:축소 backbone:중추 worsen:악화되다 bail out:긴급 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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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s economy shrank sharply in November and the rouble resumed its slide on Monday as Western sanctions and a slump in oil prices combined to inflict the first contraction in GDP since the global financial crisis.
서방 제재와 유가 하락이 합쳐지면서 11월 러시아 경제가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위축됐습니다. 이 소식에 지난 월요일 루블화는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The Economy Ministry said gross domestic product shrank 0.5 percent last month, the first drop since October 2009. With oil exports forming the backbone of the economy, analysts said the contraction is likely to worsen.
러시아 경제부는 11월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5%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의 월간 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된 것은 2009년 10월 이후 처음인데요. 전문가들은 원유가 러시아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경제 위축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On Friday, Russian authorities also significantly scaled up rescue funds for Trust Bank, saying they would provide up to $2.4 billion in loans to bail out the mid-sized lender, the first bank to fall victim to the crisis.
또한 지난 금요일에는 러시아 당국은 트러스트뱅크에 대한 베일 아웃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러시아 당국은 현재 경제 위기의 첫 희생이 된 중형 은행인 트러스트뱅크를 살리기 위해 24억달러까지 베일아웃 규모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6개월 브렌트유 추이(자료=invest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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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정리
accelerate:가속화하다 deter:단념시키다 flood out:빠져나가다 inevitably:피할수 없게 reputation:명성 ensure:안심시키다 prosperity: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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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lide on the oil market accelerated this month after the exporters' group OPEC refused to cut output, and prices are down almost 50 percent from a peak in June. On top of this, the sanctions imposed over Moscow's role in the Ukraine crisis have deterred foreign investment and led to over $100 billion flooding out of the Russian economy this year.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하지 않으면서 이번 달 유가 하락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6월에 정점을 찍었던 유가는 지금까지 50% 가까이 떨어졌는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들은 외국인들의 러시아에 대한 투자를 어렵게 만들었고 올해에만 러시아 경제에서 1000억달러 자금이 빠져나갔습니다.
"With the current oil price we expect things to get worse. There is no cause for optimism," said Dmitry Polevoy, chief economist for Russia and CIS at ING Bank in Moscow. "The damage to the banking system and consumer sentiment will take a long time to repair."
드미트리 폴보이 ING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유가 하락을 고려했을 때 상황은 악화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낙관적일 수 있는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그는 "금융기관에 미친 타격과 소비자 심리가 회복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The sanctions have severely reduced the ability of Russian companies to borrow abroad, triggering the worst currency crisis since Russia defaulted on its debt in 1998.
이와 같은 제재들로 인해 러시아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이 심각하게 어려워지고 있고 러시아가 디폴트를 맞았던 지난 1998년 이후 최악 수준의 외환 위기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Overall the ruble's weakness will inevitably lead to higher inflation next year by pushing up the cost of imports, threatening President Vladimir Putin's reputation for ensuring Russia's prosperity.
전반적으로 루블화 약세는 수입 물가를 끌어 올려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렇게 된다면 경제적 번영으로 명성을 쌓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지도 위협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Government ministries forecast the slump in oil prices will lead to a 4 percent contraction of the economy next year and that inflation could exceed 10 percent.
정부 부처들은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내년 러시아 경제는 4% 가량 후퇴하고 물가 상승률은 10%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우성문 국제팀 기자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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