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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부지 놓친 삼성, 서울의료원부지 무혈 입성?
현대차 "한전부지는 실수요, 투자개념 추가 매입 없을 것"
2014-09-22 19:03:02 2014-09-22 20:02:50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10조원대 베팅, 한국전력 삼성동 본사부지 입찰에서 현대차그룹에 카운터펀치를 얻어맞은 삼성그룹이 복귀전으로 한전부지 바로 옆 서울의료원부지를 선택할 전망이다.
 
서울의료원부지는 약 3만1657㎡로 한전부지(7만9342㎡)의 약 40%에 해당하는 만만치 않은 매물이다.
 
22일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에 따르면 서울시는 이르면 다음달 중 서울의료원 부지 매각과 관련한 입찰을 진행한다. 현재 진행중인 통합 지구단위계획이 마무리 되는대로 입찰이 시작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한전부지 입찰 때와 마찬가지로 입장을 밝히기가 대단히 조심스럽다"면서도 입찰 참여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삼성은 한전부지 입찰 과정에서도 마감 당일까지 공식적인 의사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가 막판에 삼성전자가 입찰에 참여했다고 공개했다.
 
삼성이 서울의료원부지 입찰에 참여할 경우 마땅한 경쟁자가 없어 사실상 무혈입성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경쟁자인 현대차그룹은 이미 한전부지 확보에 10조원이 넘는 돈을 썼고, 시가총액 감소 등 이와 관련한 출혈도 컸기 때문에 추가적인 부지 매입에 부정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실수요측면에서 사옥마련을 위해 한전부지를 확보했다. 다른 부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서울의료원부지) 추가매입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반면, 사상 최대 매물 한전부지 입찰이라는 '쩐의 전쟁'에서 현대차그룹에 밀린 삼성그룹은 이를 보상할만한 투자처를 찾고 있다. 한전부지와 관련해 표면적으로는 '승자의 저주'를 피했다며 안도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문책성 평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울의료원부지는 앞서 삼성이 2012년 삼성생명을 통해 매입한 옛 한국감정원 자리 바로 옆이다. 삼성이 매입, 개발한다면 그룹차원에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전부지에 비하면 입찰가도 훨씬 낮아질 수 있다. 서울의료원 부지의 감정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공시지가는 3.3㎡(평)당 4363만원으로 한전 부지의 공시지가 6,171만원의 2/3수준이다.
 
게다가 경쟁자인 현대차가 사실상 입찰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기 때문에 한전부지 입찰때와 같은 무리수를 두지 않아도 된다.
 
서울시가 현재 2종 일반거주지역으로 돼 있는 서울의료원 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하게 되면 투자가치는 더 높아진다. 2종 일반거주지역은 용적률 200%, 7층 이하의 건물만 지을 수 있지만, 준주거지역은 용적률이 400%까지 오르고 80m 이하의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서울의료원부지는 한전부지에 비해 삼성 전철역이나 코엑스 대로변과 멀다는 점이 흠이지만, 코엑스에서부터 잠실운동장까지를 한세트로 묶어 개발한다는 서울시의 개발계획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이미 확보한 감정원자리와 함께 상당한 개발이익을 노릴 수 있다. 
 
서울시는 코엑스와 한전부지, 서울의료원, 옛 한국감정원 부지에서 잠실운동장, 탄천, 한강, 영동대로, 아셈로 및 그 주변지역까지를 오는 2025년까지 '국제교류복합지구'로 개발키로 하고 통합적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했다.
 
이 중 가장 큰 한전부지를 현대차에게 뺏겼지만, 그 중심부에 위치한 서울의료원을 확보하고, 조만간 있을 잠실운동장 정비계획까지 참여하게 된다면 밀렸던 자좀심을 회복하는 수준까지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대차의 한전부지 입찰결과도 반영하고, 부지 용도변경 등 지구단위계획이 수정되는대로 서울의료원부지 입찰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사진=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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