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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상륙, 국내 가구산업에는 '재앙'"
양해채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장 인터뷰
2014-09-17 15:26:11 2014-09-17 15:30:45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가구공룡으로 불리는 이케아의 상륙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상륙 이전부터 이케아만의 독특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 초대형의 유통채널은 국내 가구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문제는 이케아의 진출로 밥그릇을 뺏길 처지에 놓인 국내 중소 가구업체다. 이케아의 저가공세에 '프리미엄' 전략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대형 가구사들과 달리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왔던 중소 가구업체는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대다수가 생존 자체를 걱정하는 가운데 일부는 다른 일로 생업을 바꾸기에 이르렀다.
 
◇양해채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장. (사진=뉴스토마토)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에서 만난 양해채 회장(사진)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저가시장을 공략하는 이케아의 마케팅 전략은 중견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타깃이 될 것"이라며 이케아의 국내 진출은 가구산업으로서는 '재앙'과 같다고 표현했다. 40년 넘게 가구제조업 외길 인생을 걸어온 그가 바라본 가구업계의 현실이다.
 
그는 "이케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끊임없는 신기술, 디자인 개발과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 되지만 아직 국내 가구산업은 몇몇 대기업과 브랜드 업체를 제외하고 이 상황을 헤쳐나가기 매우 어렵다"며 "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업체가 도산 위기로 몰리고 가구업을 포기하는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양 회장은 국내 가구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불합리한 역관세 구조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가구산업을 한층 위험에 빠트리는 역차별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완제품 또는 반제품 가구를 수입할 경우 관세가 0%인 반면 목재가구의 필수 원부자재에는 8%의 관세가 부과된다. 완제품이 아닌 원부자재를 수입해 국내에서 가구를 완성하는 국내 가구사에게 불리한 구조다.
 
이 같은 역관세 구조로 이케아와 같은 수입 가구업체는 가격 경쟁력을 키우게 되며, 이를 바탕으로 머지않아 국내 가구시장까지 완전히 잠식할 것이란 게 양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역관세 구조는 국내 가구사가 제조단계부터 경쟁력에서 뒤떨어지도록 되어 있는 구조"라며 "원부자재에 대한 관세를 철폐해서 이케아와 동등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 가구업체의 생존을 위한 지원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구제조업에 종사하는 업체 가운데 1000여 곳이 연합회에 등록된 상태이지만 센터 등 가구산업 생태계의 구심점이 없어 교섭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은 가구업계의 최대 약점이다.
 
양 회장은 "중소 가구사에 대한 지원을 위해서는 가구지원센터 설립이 필요하다"며 "센터를 통해 디자인개발, 공동장비 구비, 전문교육, 품질인증 지원 등이 이뤄져 경쟁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기는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양해채 회장은 이케아의 국내 상륙이라는 가구업계의 최대 위기를 발전 기회로 삼겠다는 뚝심을 드러냈다.
 
그는 "이케아의 국내 진출로 당장은 국내 가구업체들이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지만 이를 기회로 삼는다면 국내 가구업계가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매년 개최하고 있는 한국국제가구 전시회를 발전시켜 다용도용 신제품 가구, 국내 고유브랜드 가구 등을 전시하는 마케팅 장으로 활용해 국내 가구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해외 수출시장도 개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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