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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우울한 2분기 실적..SK텔레콤 '선방'(종합)
2014-08-01 15:57:25 2014-08-01 16:01:38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성적표가 모두 공개됐다. 대체로 우울한 3개월을 보냈지만 경쟁사 대비 SK텔레콤의 실적은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실적의 키워드는 지난 3~5월에 걸쳐 실시된 '순차적 영업정지'다. 일각에선 영업정지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비용이 절감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결과적으론 가입자 방어 비용이 정상 영업기간의 마케팅 비용과 별 차이가 없었다.
 
특히 KT(030200)는 약 1조원 규모의 명예퇴직 비용도 일시에 지급됨에 따라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익, SKT만 '소폭' 증가..마케팅비·명퇴금
 
45일 영업정지에도 마케팅비 여전..KT '1조원' 명퇴금 일시 반영
 
SK텔레콤은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4조3054억원을, 영업이익은 0.1% 늘어난 5461억원을 달성했다고 1일 공시했다.
 
이에 앞서 KT는 지난 7월29일 공시를 통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5조8955억원을 기록했고 813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032640)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2조7739억원을 기록하며 0.4% 늘었고, 영업이익은 32.3% 감소한 98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지난 3~5월에 걸쳐 이통 3사는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로부터 부과받은 45일간의 영업정지를 각각 이행했다. 사상 최장기간의 영업정지였지만 오히려 과열경쟁에 쏟아부었던 마케팅 비용이 들지 않아 실적에는 전화위복이 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영업정지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방어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 증가한 549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팬택 채권상환 기간을 2년 유예하면서 대손충당금 300억원도 반영돼 2분기 실적이 악화됐다.
 
SK텔레콤도 2분기 마케팅 비용으로 8240억원을 사용했으며, 영업정지로 인한 영업일수를 고려하면 사실상 지난해 대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SK텔레콤 측은 "2분기에 기존 및 장기 가입고객의 혜택 강화에 주력했다"며 "추첨을 통해 최대 30년간 통신비 무료혜택을 제공하는 '찾아가자 페스티벌'과 VIP·골드 멤버십 고객에게 멤버십 할인한도를 무제한 제공하는 '무한 멤버십' 프로모션 등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0.1% 증가에 그치며 제자리걸음 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16.4% 급증했다. 이는 지난 1분기 비정상적 시장 과열에 따른 과도한 마케팅비 지급과 통신장애 보상비용 등이 반영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됐다.
 
한편 KT의 경우 1조원 규모의 일회성 명예퇴직 비용이 반영되면서 대규모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KT는 지난 4월 8000여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의 명예퇴직을 단행한 바 있다.
 
KT 관계자는 "명퇴비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2분기 영업이익은 2400억원 흑자로 산출된다"며 "3분기부터는 무선사업 턴어라운드 본격화, 명퇴로 인한 비용절감효과 등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3사 매출액 'LTE 가입자'가 견인..ARPU도 '증가'
 
이통 3사의 매출액 증가는 'LTE 가입자'가 이끌었다. 지난 4월 앞다퉈 출시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효과도 상당부분 반영됐다. 이에 따라 가입자당 평균매출을 뜻하는 ARPU는 나란히 증가했다.
 
SK텔레콤은 "LTE 가입자가 6월 말 기준 1538만명으로 전체의 55%를 넘어섰다"며 "ARPU는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3만6013원으로 개선됐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LTE 가입자 증가가 무선사업부의 매출을 견인했다. 2분기 LTE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한 약 781만명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체 가입자의 71% 수준이다.
 
LG유플러스는 "'LTE8 무한대 요금제' 신규가입 유치율이 2분기 평균 34%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고가치 가입자가 증가했다"며 "이에 무선 서비스 ARPU는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3만5636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KT는 무선사업분야에서 30만명의 순증가입자를 달성하며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조798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분기 말 기준 LTE 가입자수는 약 941만명으로 전체의 56.1% 수준이며, ARPU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3만3619원을 기록했다.
 
한편 유선사업분야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KT는 유선전화 가입자와 통화량 감소 영향으로 유선분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1조408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IPTV·인터넷전화·초고속인터넷을 하나로 지칭하는 TPS 수익이 늘면서 유선사업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7834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IPTV 수익은 고가치 상품인 'U+tvG 14 요금제' 신규 유치율에 힘입어 같은 기간 무려 50.9% 증가했다.
 
이날 실적을 공개한 SK브로드밴드(033630)는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한 6559억원을 달성했음에도 영업이익은 21%가 줄어든 118억원을 기록했다. 초고속인터넷은 유통역량을 확대하고 해지율을 낮춘 결과 4분기 연속 가입자 순증 1위를 달성했지만, 감가상각비 등 영업비용이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3분기, SKT·LGU+ 추가 영업정지 관건..단통법 눈치도 살펴야
 
올 3분기 실적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로부터 부과받을 추가 영업정지 시행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이통 3사의 3분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1일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상당 기간 마케팅 경쟁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이통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일 평균 1만8000건 수준으로, 방통위가 시장 과열 기준으로 삼는 2만4000건에 훨씬 못미치는 '쿨다운' 상태다.
 
황수철 SK텔레콤 재무관리실장은 "2분기 SK텔레콤은 소모적인 시장경쟁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네트워크 경쟁력과 고객가치 지향의 특화 서비스를 통해 경쟁 패러다임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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