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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야 할 권리와 몰라도 될 권리
2014-07-25 16:02:31 2014-07-25 16:06:44
◇사생활과 관련된 악성 댓글과 루머에 시달린 끝에 활동 중단을 선언한 에프엑스의 설리. (사진=SM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살아가는 연예인들. 그들에게 쏟아지는 대중의 관심은 곧 인기를 의미하고, 이것은 연예인으로서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하지만 때론 그 관심이 지나쳐 연예인들에게 독이 돼 돌아올 때도 있다. 대중의 관심이 연예인의 사생활에만 쏠리는 경우다. 연예인들도 사람이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만천하에 드러내놓고 다니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연예인들의 입장에선 자신의 사생활에 대한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이 달가울 리 없다. 
 
◇파파라치식 보도 통해 사생활 공개..인터넷 통해 사생활 털기도
 
최근 들어 파파라치식 보도를 통해 사생활이 공개되는 연예인들이 적지 않다. 대중들로선 평소 궁금해했던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해 알게 되니 반길 만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연예인들의 입장은 다르다.
 
한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는 "유명 연예인들에겐 자기만의 공간이 없다. 항상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야 하고, 말 하나 행동 하나를 조심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자기 혼자 격리돼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며 "평소 생활을 할 때 카메라까지 따라붙는다면 최소한의 사생활의 영역마저 없어지게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대중들에겐 분명 알아야 할 권리가 있지만, 연예인의 사생활과 관련해선 몰라도 될 영역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연예인들의 사생활은 보도의 형태를 통해서만 들춰지는 건 아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을 통해 연예인의 사생활 털기에 나서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수년 전의 사진이나 발언 등이 인터넷상에서 문제가 돼 곤욕을 치르는 연예인들이 종종 있다. 이 때문에 "연예인을 하려면 어린 시절부터 철저한 사생활 관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특정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는 사생팬들의 경우엔 차량 추적이나 가택 침입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연예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기도 한다. 스타의 사생활을 엿보고 싶어하는 관음증이 도를 넘은 경우다.
 
◇사생활 관련 악성 루머로 고통받는 연예인들
 
사생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각종 악성 루머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연예인들은 이런 악성 루머와 악성 댓글로 인해 또 다른 피해를 보게 된다.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가 분실한 지갑의 사진이 지난달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면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최자는 수 개월 전 지갑을 분실했고, 이 지갑을 습득한 사람이 최자의 회사로 전화를 걸어 지갑을 돌려줬다. 하지만 개인 물품인 지갑의 사진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 것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였다.
 
불똥은 최자와 열애설에 쉽싸였던 에프엑스의 멤버 설리에게로 튀었다. 이후 설리는 사생활과 관련된 악성 댓글과 루머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25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설리가 지속적인 악성 댓글과 사실이 아닌 루머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등 심신이 많이 지쳐있어 회사에 당분간 연예 활동을 쉬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신중한 논의 끝에, 본인의 의사를 존중함은 물론 아티스트 보호 차원에서 활동을 최소화하고, 당분간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했다.
 
에프엑스는 지난 7일 새 앨범을 발표한 뒤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한창 활발한 활동을 펼쳐야 할 시기에 활동을 중단하게 된 설리의 입장에서도 손해지만, 한동안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설리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팬들로서도 피해를 입게 됐다.
 
◇열애 후 헤어지면 꼬리표..일반인 신상 공개도
 
연예인의 열애설은 대중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슈 중 하나다. 쿨하게 열애를 인정한 뒤 공개 연애를 즐기는 연예인들도 종종 있지만, 자신의 사생활인 연애 문제에 대해 공개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연예인들도 적지 않다.
 
특히 청춘남녀가 사랑을 한 뒤 헤어졌을 때가 문제다. 해당 연예인이 활동하는 내내 "누구누구의 전 남자친구, 전 여자친구"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게 되기 때문.
 
지난 23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MC 김구라는 배우 송창의에게 헤어진 여자친구인 가수 리사에 대한 짓궂은 질문을 던졌고, 곤란해하는 송창의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후 리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잘 지내고 있는데 왜 그러세요. 저한텐 웃기지 않아요"란 글을 남겼다. 
 
연예인의 사생활이 대중들의 입장에선 단순한 흥밋거리가 될 수 있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선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케이스다.
 
연예인의 열애 상대가 일반인이라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천정명은 지난 5월 일반인 여성과의 교제를 인정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진 며칠 뒤 두 사람은 헤어졌다. 당시 이 여성의 신상 정보가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면서 심적인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대중의 지나친 관심이 결국 한 커플을 이별하게 만든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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