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 최근 당뇨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 A씨는 주치의로부터 매일 규칙적으로 혈당약을 먹어야 한다는 경고를 받았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아 고혈당 혹은 지나친 저혈당이 나타날 경우 위험해질 수 있는데 매 시간마다 약을 먹는 것에 익숙치 않았던 A씨는 약 시간을 놓치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주치의는 A씨의 습관을 고치기 위해 센서가 부착된 약통을 추천했다. 센서는 약통 뚜껑이 열릴 때마다 환자가 약을 먹었다고 규정해 주치의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전달했고, A씨가 약 먹을 때를 놓치면 5분 간격으로 A씨의 스마트폰에 '약 먹을 시간입니다'라고 푸시 알림을 띄웠다.
(사진=프로테우스 홈페이지 캡쳐)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4월 열린 '사물인터넷 기본계획' 공개토론회에서 올해부터 사물인터넷 시장규모가 연평균 33억원씩 증가해 오는 2020년에는 17조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여기에 또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사물인터넷 기술로 창출될 경제적 가치 중 15%는 헬스케어 부문이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올 초 밝혔다.
위에서 언급한 사례는 아직 현실화 되지는 않았지만, 미래 헬스케어 사물인터넷(IoT)의 대표적 사례로 업계에서 종종 회자되는 내용이다. 사물인터넷이 언급되는 곳에는 항상 헬스케어 시장이 함께 언급됐다. 휴대용 의료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부상했고, 최근 삼성전자는 심장박동 측정센서를 아예 스마트폰에 탑재하기도 했다.
스마트한 헬스케어 IT제품들이 전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혜성처럼 등장한 '헬리우스(Helius)'는 업계의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헬리우스는 프로테우스(Proteus Digital Health)사가 개발한 알약이다.
환자가 특정 약을 복용할 때 헬리우스를 함께 복용하면 헬리우스는 위속에서 천천히 녹으면서 환자의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 어떤 약을 몇 시에 복용했는지, 몸의 변화는 어떤지 등을 측정해 환자 몸에 부착된 패치로 전송하게 되는데, 패치에 담긴 칩이 환자와 주치의의 스마트폰(혹은 태블릿PC)으로 해당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이다.
◇프로테우스에서 개발한 '헬리우스' 패치와 알약. 환자가 헬리우스를 복용하면 생체 데이터가 인터넷망을 통해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PC 시스템으로 전송된다.(사진=프로테우스 홈페이지 캡쳐)
프랑스의 시티즌 사이언스(Cityzen Sciences)사가 개발한 '디-셔츠(D-Shirts)'는 운동 선수에게 특화된 운동복이다. 옷을 입으면 심장박동수와 소모 칼로리, 위치, 고도, 총 운동량 등 다양한 신체정보를 파악해 데이터로 작성해준다. 블루투스로 연결이 가능한 이 옷은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에 해당 내용은 전달해준다.
시티즌 사이언스는 현재 프랑스의 농구팀과 축구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디 셔츠에 대한 업데이트를 계속 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이 제품은 오는 9월부터 프랑스에서 판매되며 가격은 장당 300유로(한화 약 42만원)에 이른다.
◇프랑스 시티즌 사이언스사가 개발한 스포츠용 셔츠 '디-셔츠' 도안.(사진=시티즌 사이언스 홈페이지 캡쳐)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헬스케어 서비스가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도입되기까지는 아직 거쳐야 할 과정이 많이 남았다.
박민후 청강문화산업대 교수는 지난 4월8일 발행된 디지에코 보고서(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의 미래)를 통해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미래 의료서비스가 발전하기 위해 크게 4가지 진입장벽이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은 데이터를 쉽게 수집할 수 있는 건강보조 기구들이 필요하다. 기구들은 NFC나 블루투스, 센서 등을 탑재하고 있어야 하며 그렇다고 기존 제품에서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져서도 안된다고 조언한다.
기기가 준비된 뒤에는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허브'가 필요하다. 국내 5400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스마트폰이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모바일 앱도 개발될 필요가 있다. 또 전달되는 데이터들은 어느정도 표준화된 규약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제는 허브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 데이터를 이용한 원격진료가 활성화 될 것이기 때문에 DB를 언제, 어디서든 꺼내볼 수 있도록 저장될 서버(클라우드)가 필요한 것.
보안업체들은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헬스케어 서비스에 다른 관점으로 접근한다. 개인의 가장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는 매체인 만큼 '철저한 보안'이 수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2년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보안컨퍼런스 '2012 RSA'에서는 해커가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환자의 의료 디바이스에 접근해 인슐린 양을 마음대로 조절해버린 사례가 소개됐다. 인슐린 펌푸 내부의 소형컴퓨터가 취약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이다.
또 올 2월 미국의 '프로드터트(Froedtert)' 병원에서는 해커가 직원 PC에 악성코드를 삽입해 환개의 개인보험증서와 카드정보, 질병정보 등 4만3000여건의 정보를 탈취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보안에 특히 취약한 원격진료에 해커가 진입할 수도 있다. 미국 신용도용범죄정보센터(Identity Theft Resource Center)에 따르면 지난해 약 500만명의 원격의료 환자 정보 267건이 침해됐고, 이 정보에는 환자의 질병정보는 물론 개인신용정보와 보험증권 정보 등도 포함돼 있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사물인터넷 기술 전파의 속도는 과거 새로운 기술들이 겪어왔던 것처럼 그에 맞는 보안체계를 갖추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새로운 트렌드가 나올 때마다 반복되는 일임에도 보안은 늘 부수적인 부분으로 간주되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인한 다양한 기술이 우리에게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고 유용하게 쓰이려면 벤더들이 어떠한 정보를 어떻게 수집하고, 어떻게 쓰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또 시스템에 대한 보안 코딩이나 침투 테스트와 같은 품질 보증 시험을 진행해 문제 파악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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