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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등등 '알뜰폰'..쉽게 이해하기
스마트폰 포화 시대의 대안..가입도 '간단'
알뜰폰은 진화 중..결합상품에 소액결제서비스까지
2014-05-24 13:12:05 2014-05-24 13:16:07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56세 은행원 A씨는 한 이동통신사의 LTE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다. 기본요금 4만2000원에 단말기 할부대금과 부가세 등을 합하면 매월 5만5000원 가량이 청구된다. 이 요금제는 음성통화 200분, 문자 200건, 데이터 1.5GB를 제공하지만 A씨의 사용패턴을 점검해보면 음성통화 100분, 문자 100건, 데이터 1GB면 충분하다.
 
우체국 알뜰폰 판매 안내 사이트(http://www.epost.go.kr/)의 '나에게 맞는 요금 찾기' 서비스에 A씨의 사용 패턴을 입력해보니 월 납부 예상액이 2만1750원~2만6000원으로 책정됐다. 단순 계산이지만 넉넉하게 잡아 3만원으로 계산해도 적합한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한다면 기본료에서만 월 1만원 이상, 연간으로는 24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알뜰폰 가입 시에는 쓰던 폰 그대로 요금제만 변경할 수 있어 이 경우 매월 단말기 대금도 낼 필요가 없다.
 
이처럼 알뜰폰은 하루에 통화량이 2~3회 정도로 적고 데이터 이용량이 많지 않은 경우, 필요없는 통화를 줄이고 저렴한 기본요금으로 바꾸고자 하는 경우 사용하면 좋다. 대체로 중장년층이나 어린이, 주부 등의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사진캡처=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알뜰'한 알뜰폰..스마트폰 풀(Full) 수요 시대의 대안
 
그렇다면 '알뜰폰'이란 무엇일까. MVNO(Mov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이동통신재판매)의 국내명이 알뜰폰이다. MNO(Mobile Network Operator, 이동통신사업자)인 기존 이동통신사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로부터 통신망을 임차해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한다는 것.
 
알뜰폰 사업자들은 대규모 투자비용을 들여 망을 구축할 필요가 없고 이통사의 망을 도매가에 빌려 쓰기 때문에 동일한 통화 품질을 낮은 가격에 서비스할 수 있는 것이다. 명칭은 '알뜰폰'이지만 사실상 '휴대폰 단말기' 판매가 아니라 '요금제도'를 서비스하는 사업자다.
 
현재 사업자는 시장점유율 1위인 CJ헬로비전(037560)의 '헬로모바일'과 SK텔레콤의 자회사이자 점유율 2위인 SK텔링크를 비롯해 에넥스텔레콤, 에버그린모바일, 스페이스네트, 머천드코리아, 프리텔레콤, 한국케이블텔레콤(KCT), 아이즈비전, 유니컴즈 등 28개사가 있다. 이 중에서 이용하려는 통신망과 연계된 사업자를 중심으로 가입여건을 따져보면 된다.
 
가입 방법도 간단하다. 오프라인 매장이나 각종 온라인숍에서 단말기나 유심(USIM)상품 구매, 가입 신청을 할 수 있고 ARS를 통해 개통하면 된다.
 
오프라인 판매처도 다양화돼 지금은 우체국, 신협, 새마을금고, 편의점(GS25·CU·세븐일레븐 등), 대형마트(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등의 전국 각지 매장에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폰의 경우 요금제 뿐만 아니라 유통망 전략도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편의점 등으로 판매망을 넓히는 것은 무엇보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양이 상향 평준화됐고 전체 가입자 중 LTE 가입자가 60%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최신 스마트폰, 신제품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게 되면 기존 단말기나 구형 제품에 유심을 교체해 약정 없이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골라쓰는 소비자가 늘어나게 되고, 바로 이 부분에서 알뜰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료=CJ헬로비전)
 
◇이통사 진출 잡음에도 알뜰폰 진화 중..소액결제서비스까지
 
한편 계속해서 알뜰폰 시장에 대한 이통사 진출 잡음이 들리고 있다. 현재 이통3사 중 SK텔레콤만 자회사 'SK텔링크'를 통해 알뜰폰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최근 LG유플러스가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KT 역시 자회사를 통한 진출이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통사는 알뜰폰의 근본 취지인 '요금 인하'에 관심이 있다기보다 정부 규제를 회피한 '시장 점유율 방어'로 알뜰폰 사업을 이용할 것"이라며 "결국 우회적인 보조금 싸움으로 귀결된다면 알뜰폰 시장이 출범하게 된 의미가 희석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지난 이통3사의 영업정지 기간(68일) 알뜰폰 가입자수는 43만여명이 증가하며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순증률을 기록했지만 3사의 동시 영업이 재개되자마자 주춤한 기세가 나타났다.
 
이처럼 이통3사의 가입자 유치 경쟁 등쌀에 순조롭지는 않지만 알뜰폰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경쟁력은 여전히 '저가 요금제'다.
 
CJ헬로비전의 '조건없는 USIM LTE'나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의 '음성영구요금제'는 이통3사의 출고가 인하 공세에 맞대응하기 위한 카드다.
 
나아가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은 결합상품을 통해 할인 혜택을 늘리고 있고 앞으로는 소액결제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CJ헬로비전의 '헬로셋 모바일'은 요금제에 상관 없이 헬로LTE 고객이 헬로넷(초고속 인터넷)과 헬로폰(인터넷 집전화)을 사용하면 최대 5회선까지 헬로LTE 기본료를 10% 할인해주고 초고속 인터넷은 반값에 제공한다.
 
또 그동안 알뜰폰 사용자들은 휴대폰 소액결제를 이용할 때 망을 임대해준 이통3사를 통해 우회적으로 본인인증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그러나 CJ헬로비전의 '헬로모바일'이 직접 소액결제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면서 이르면 오는 6월부터 소액결제창 인증 기관에 이통3사뿐 아니라 '알뜰폰'이 배치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이를 계기로 본인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들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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