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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화장품, 중국 '반일감정'·국내 '방사능'..'곤두박질'
"매출 회복까지 상당한 시일 걸릴 것"
동남아 신흥시장 '눈길'..시세이도, 7월 인도네시아 진출
2014-05-23 16:06:56 2014-05-23 16:11:03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한때 명성을 날리던 고가의 프리미엄 일본화장품들이 아시아 시장에서 체면을 구기고 있다. 특히, 국내시장에서 방사능 유출사태 이후 일본산 화장품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최근 2년간 매출이 급속도로 후퇴하고 있다.
 
23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화장품 수입규모는 1억8100만달러로 전년대비 18% 가량 감소했다.
 
                                                  <국가별 수입 현황>
◇(자료=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엎친데 덮친격으로 중국시장마저 반일감정이 격화되면서 구매 감소로 이어진 탓에 매출이 곤두박질 치고 있다.
 
일본내 1위 업체 시세이도는 중국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급기야 한 자릿수대로 뚝 떨어졌다. 간신히 마이너스 성장은 면했지만 업체로써는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은 해외시장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끄는 강력한 동력인 만큼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SK-II와 슈에무라 역시 국내와 중국시장 모두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SK-II의 경우, 지난해 국내 매출이 거의 반토막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글로벌 매출 10억달러를 돌파하며 전성기를 구가하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표다.
 
이들 업체들은 모두 구체적인 매출액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노세일 고수원칙을 접고 할인에 나서는 한편 백화점을 벗어나 홈쇼핑 판매까지 나서고 있는 것만 봐도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일감정이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화장품 뿐 아니라 일본산 자동차, 전자제품까지 타격이 전해지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내시장에서도 안전에 대한 민감도가 상당히 높아진 만큼 일본화장품에 대한 불신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업체들은 제품에 대해 안전하다 항변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으로 고꾸라지는 매출에 속이 타들어가고 있는 상태"라며 "매출이 다시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 내 거대시장인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맥을 추지 못하면서 해당 업체들은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빠르게 눈을 돌리고 있다. 중국과 우리나라에 편중된 매출구조를 다변화함으로써 아시아 시장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전 중·상류층에 한해 제한적인 영업을 펼쳤던 것에서 벗어나 저렴한 제품을 선보임으로써 소비자층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오는 7월 시세이도는 합자회사 설립을 통해 인도네시아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 같은 일본화장품 업체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신흥시장에서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신흥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커 많은 국내외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지역"이라며 "경쟁 심화 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시장분석을 통한 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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