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주식분할..창업자 경영권 '강화'
의결권 없는 '클래스 C' 신규 발행
창업자 의결권 이미 과반 넘어.."지나친 꼼수" 비판도
2014-04-03 12:54:53 2014-04-03 12:59:02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구글이 2일(현지시간) 창업자의 의결권 유지와 자본확충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의결권 없는 주식을 새롭게 마련하는 주식분할을 실시했다.
 
구글은 이날 특별배당 형식으로 주주들에게 의결권이 없는 클래스 C 주식을 새로 발행했다. 기존 발행 주식 한주 당 클래스 C 주식이 한주씩 더 추가 발행된 것으로 구글의 발행주식 수는 두배가 됐다.
 
이에따라 구글의 주식은 총 세가지 종류로 나눠지게 됐다. 일반주인 클래스 A는 주당 표결권 1표를 가지고 있다. 시장에 공개되지 않고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 등만 가지고 있는 클래스 B는 의결권이 주당 10표다. 이번에 새로 발행된 클래스 C는 표결권이 아예 없다.
 
(사진=로이터통신)
기존 보통주(클래스 A) 보유 주주 뿐만 아니라 클래스 B를 보유하고 있는 구글의 트로이카에게도 클래스 C가 동일하게 주당 1주씩 발행되며 기존 주주들의 의결권의 변화는 없다.
 
구글의 티커(주식심볼)도 변경됐다. 기존 보통주의 티커가 'GOOG'에서 'GOOGL'로 바뀌는 대신 새로 발행된 클래스 C가 'GOOG'를 사용하게 된다.
 
페이스북과 구글 사이에서 스타트업 인수합병(M&A)을 둘러싼 총성 없는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구글에는 M&A를 위한 자금 마련 필요성이 커져왔다. 하지만 의결권이 주당 1표인 보통주를 추가로 발행할 경우 창업자의 의결권이 희석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결국 구글 입장에서는 의결권 없는 주식을 발행해 오너의 기업 지배권을 지키면서 발행 주식 수는 두배로 늘려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도 장착하게 된 셈이다.
 
일부에서는 구글의 이번 주식분할이 지나친 꼼수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페이지와 브린의 의결권이 이미 55.7%에 달하는 상황에서 굳이 의결권 없는 주식을 새로 발행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 에릭 슈미트의 지분까지 합치면 구글을 이끌고 있는 트로이카의 의결권은 61%를 넘긴다.
 
스테판 다이아몬드 산타클라라 법대 교수는 "실리콘밸리에도 내부자 자본주의(insider capitalism)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며 페이스북과 링크드인 등 다른 IT 기업들이 구글의 주식분할을 모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CNN머니 칼럼니스트 폴 라 모니카는 "구글은 당초 주식분할은 장기적 성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회사의 구조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결국 회사의 결정에 주주들은 참여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2년 구글이 처음으로 주식분할 계획을 밝혔을 때 기존 주주들의 반발로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구글이 클래스 C 주식의 가격이 클래스 A보다 떨어질 경우 일정기간 그 차액을 보상키로 하며 합의가 이뤄졌다. 또 창업자인 페이지와 브린이 의결권은 유지하면서 주식을 팔아 이득을 챙기는 것을 막기 위해 클래스 C를 팔 때에는 같은 양의 클래스 B를 함께 팔도록 했다.
 
한편 구글의 이번 주식분할로 뉴욕증시의 S&P500지수에는 500개 기업의 501개의 종목이 상장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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