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채권시장, 전문가에게 듣는다)②성철현 현대證 부문장
"올해 채권운용의 관건은 델타 선순환"
"지난해 목표달성 부진..수업료 치른 성장통"
2014-01-07 17:31:42 2014-01-07 17:35:43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지난해부터 점진적으로 채권운용 사이즈를 줄였습니다. 이미 15% 정도 축소했고 앞으로도 시장상황을 지켜보며 축소 속도를 조절하려 합니다."
 
성철현 현대증권 캐피탈마켓부문장(전무·사진)은 지난 3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대증권은 지난해 13조원에 달하던 채권보유액을 올해 11조원 정도로 줄여가기로 했다. 성 부문장은 "올해도 쉽지 않다는 판단에 이런 결정을 했다"고 했다.
 
조직규모 역시 전체적으로 줄였다. 채권상품운용, 채권영업, 채권금융 등 총 35명 가운데 5명을 FICC(채권·상품·외환) 파생운용 쪽으로 보낸 것도 그런 맥락이다.
 
"지난해 무척 힘들었습니다. 1분기 온전히 좋던 채권시장 장세에 젖어 있다가 5~6월 최악의 상황까지 갔던 겁니다. 당시 준비가 덜 된 상태여서 상처의 규모도 컸죠. 수익을 내긴 했지만 목표에 미치진 못했으니까요."
 
하지만 지난 상처는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됐고, 이제 탄탄해진 조직을 기반으로 수익 창출에 나서는 것이 당면과제다.
 
◇"순이자마진 확보가 가장 중요"
 
"올해 역시 고객 자금 증대를 위한 순이자마진(NIM), 적정 수익 확보가 가장 중요하죠."
 
현대증권 채권운용본부는 올해 운용 북의 델타(금리방향성[1bp]에 따른 손익규모) 수준을 탄력적으로 가져가기로 했다.
 
결국 시장은 큰 박스권에서 트레이딩(Trading) 장세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델타 수준을 늘리고 금리가 내리면 델타 수준을 줄이는 식의 '델타 선순환' 작업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채권운용의 관건은 델타 선순환입니다. 현재 델타 수준을 장기로 둘지 단기로 둘지 의사 준비를 다 해둔 상태기 때문에 설사 금리가 작년처럼 급격히 오른다고 해도 손실 볼 일은 없을 것으로 봅니다. 지난해 치른 수업료 덕에 체력보강이 많이 됐다고나 할까요."
 
모든 채권운용 전략은 델타를 장·단기로 두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매일 오전 보고되는 델타수치만 보고도 트레이더의 생각을 판독할 수 있다는 게 성 부문장의 설명이다.
 
◇트레이딩 장세 전망.."흐름만 잘 타면…"
 
그가 생각하는 내년도 금리전망은 '상저하고'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이슈는 계속해서 금리 상승 요인이 될 것이란 평가다.
 
"현재 국내에서 예측되는 금리 상승요인은 없어요. 하지만 변수는 늘 존재하죠. 대내외 변수로 올해 연말 금리는 지난 연말 금리보다 오를 것으로 봅니다."
 
미국 채권시장의 절대적인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현재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3% 진입이 임박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채권금리도 더 오를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모두 한시적인 이벤트일 뿐이라는 게 성 부문장의 시각이다. "증권사의 채권자산 비중이 큰 만큼 단기적으로 자그마한 이슈에 휘둘려서 큰 포지션을 놓칠 수는 없어요. 트레이딩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그때그때 흐름만 잘 타면 돈은 벌어들일 수밖에요."
 
◇"회사채 자체 신용분석 강화에 공 들일 것"
 
그는 올해 증권사들이 저마다 회사채(크레딧물) 신용분석에 대한 자체역량 강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무엇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그룹계열사들의 개별등급을 급격히 강등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통상 그룹계열 종목에는 후한 점수를 주던 신평사들이 근래 굉장히 빠른 속도로 하락시키는 추셉니다. 올해 역시 지난해 동양, STX, 웅진그룹 이벤트에 이어 한계업종 이슈는 끊임없이 제기될테고 각 대형증권사마다 보유 크레딧에 대한 관리, 편입 원칙도 훨씬 강화될 것으로 봅니다."
 
예컨대 회사채 종목별 편입한도나 업종별 포트폴리오 비중, 특히 조선·철강·건설·해운 등에 대한 신규비율이 대폭 줄어들 것이란 진단이다.
 
"오히려 국채 전망은 쉬워요. 금리 상승에 의한 손실은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크레딧에 의한 사고 손실의 경우 규모도 크고 예측도 어렵습니다."
 
성철현 부문장은 2006년 국내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FICC 도입을 주도한 인물이다. 외국계 스왑 데스크부터 외환(FX) 데스크, 상품영업 비즈니스 연계의 포문을 연 것도 그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자체 경쟁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겨룰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ICC와 채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사실 채권운용은 FICC의 한 부분이죠. 지난해 현대증권의 주식 쪽 파생 부문이 상품 자체발행에서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성장한 한해였다면 올해는 채권 쪽에서 두드러진 성장을 보일 것으로 보고 FICC 부문의 변화방안을 많이 강구했습니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로부터 해외채권 '강타자'로 꼽히는 인력을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서 윤경은 현대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신년사에서 글로벌 사업부문의 체계적인 수익구조를 강조한 데 따른 것이란 얘기다. <계속>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