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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취지 무색해진 SRI 펀드, 차별화 필요"
SRI펀드 편입종목에 시총 상위주 대거 포진
2013-12-25 06:00:00 2013-12-25 06:00:00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좋은 기업을 편입해 만든 사회책임투자(SRI)펀드의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SRI펀드의 경우 편입종목이 취지와 무색하게 대기업 위주로 구성돼 다른 펀드와 차별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SRI펀드 개념은 지배구조나 윤리관이 건전해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편입하는 구조다.
 
즉 기업의 성장성과 함께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 ▲친환경적인 기술을 보유한 기업, ▲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한 기업,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이 필요한 기업 등의 요소를 고려해 투자 대상을 선정한다.
 
국내 SRI펀드를 살펴보면, 지난 2001년 국내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SRI펀드 '삼성ECO혼합주식'펀드는 설정 당시 관심을 받지 못했고 지금은 해지된 상태다.
 
현재 운용중인 펀드 중에는 지난 2004년에 설정된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K-1'펀드가 가장 오래됐다.
 
이후 '우리프런티어지속가능기업SRI 1'과 'NA-CA장기성장대표기업 CLASS C 1', '신한 BNPP Tops아름다운SRI자 1',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장기자' 등이 설정돼 현재 13개 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일 기준으로 1년 동안 코스피는 1.94% 상승했고 전체 주식형펀드는 1.49%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SRI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13%에 불과했다.
 
총 13개 펀드중에 6개 펀드만 코스피와 주식형 평균 수익률을 초과했다. SRI펀드의 3년 평균 수익률은 0.81%로 주식형 평균 수익률을 소폭 상회했다.
 
황윤아 제로인 연구원은 "이처럼 기업의 성장성과 지속가능 성장 가능성을 함께 판단하는 SRI펀드가 장단기 성과 모두에서 주식형 대비 이점이 없는 이유는 종목 차별화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SRI펀드들의 보유종목을 분석한 결과 시가총액 상위주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보유비중이 큰 순서대로 삼성전자(005930), 현대차(005380), SK하이닉스(000660), LG화학(051910), NAVER(035420), 현대모비스(012330), 기아차(000270), 삼성물산(000830), 현대중공업(009540), 신한지주(055550)로 집계됐다.
 
황 연구원은 "일반 SRI펀드는 주로 외부 전문평가기관의 지속가능성 심사와 운용사 내부 리서치의 체계적인 기업 펀더멘털 분석의 이중 심사 시스템으로 투자한다"며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편입 종목 결정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투자설명서상 공시되지 않고 관련 법률도 없어 다른 펀드와 차별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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