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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누나', 짐꾼에서 '짐'이 된 이승기의 진심
2013-12-01 11:10:50 2013-12-01 11:14:16
◇이승기 (사진제공=tvN)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누구나 한 번쯤은 처음 맞닥뜨린 상황에 시야가 좁아져 대처가 미흡하고, 허둥댄 경험이 있을 것이다. 군대에서나 입사 초기, 결혼 전 상대 가족을 만났을 때도 그럴 수 있다. 어리바리를 넘어서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딘가'라는 생각과 함께 자괴감에 빠진 적도 있을 것이다.
 
지난달 29일 첫 방송한 tvN '꽃보다 누나'(이하 '꽃누나')에서 짐꾼으로 합류한 이승기가 꼭 그랬다.
 
매사 다른 누나들보다 한 박자 늦고, 뭘 알아보려고 열심히 뛰어도 결과는 초라했다. 괜한 시간을 허비하며 김자옥, 윤여정, 김희애, 이미연을 답답하게 했다. 결국 이미연으로부터 "여기(공항)에서 잘거야?"라는 호통까지 나오게 했다.
 
이날 방송 중·후반부터는 계속해서 허둥지둥대고 답답한 모습으로 일관하는 이승기의 모습이 그려졌다. '짐꾼이 아닌 짐'이라는 나영석 PD의 발언이 증명되는 과정이었다.
 
그럼에도 아무도 이승기에게 대놓고 핀잔을 주는 이는 없었다. 네 명의 누나나 제작진은 물론, 댓글을 통해서도 이승기를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다. 이승기가 짐꾼으로서 잘해보려고 발버둥치는 진심이 전달됐기 때문이다.
 
◇이승기 (사진='꽃누나' 페이스북 캡처)
 
한참을 고생한 이승기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아까 마이크 떼고 화장실에 숨어서 울 뻔 했다"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난 진짜 내가 '병신'인 줄 알았다"고 말한 이승기는 "어릴 때 데뷔를 해서 여러 사람을 통솔한 경험이 없다. 내가 무엇을 하자고 하면 내 주변사람들에게는 그게 민폐였다"고 말했다.
 
이 인터뷰는 인성이 좋기로 소문난 이승기가 평소 주변 스태프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어떻게 살아왔는지가 고스란히 전해진 장면이었다. 비방송용 단어가 들어갔음에도 제작진이 이를 편집하지 않은 이유는 그의 말에 담긴 진심을 전하려고 했기 때문일게다.
 
김희애의 숨은 도움으로 숨통을 돌린 이승기에게는 아직 9박 10일의 험난한 여정이 담겨 있다. 나영석 PD의 말에 따르면 이승기는 이 기간동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또 예고편에서 이미연은 "기대감은 떨어졌지만, 애정도는 엄청 올라간 상태"라며 "걔(이승기)는 정말 착한 애 같아"라며 인간적인 호감을 드러냈다.
 
이승기의 고생 덕분인지 '꽃누나'는 첫 방송 10.5%(닐슨 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이승기가 어떤 성장스토리를 그려낼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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