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석·김성오·강성해, 짧지만 강한 '신 스틸러'
2013-10-11 13:36:21 2013-10-11 13:40:09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영화를 보다보면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보다 잠깐 등장하는 배우에 더 강렬한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 분량은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안기는 배우들을 두고 '신 스틸러'라고 한다. 이제는 주·조연급으로 올라선 송새벽, 마동석, 김성균 등이 한때 신 스틸러로 이름을 알렸다. 
 
10월 극장가에도 눈에 띄는 신 스틸러가 있다.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이하 '화이)의 유연석, '깡철이'의 김성오, '소원'의 강성해가 그들이다.
 
◇유연석 (사진제공=킹콩엔터테인먼트)
 
유연석 - 강남오빠의 사악한 변신
 
유연석은 지난 2003년 개봉한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의 아역 어린 이우진으로 데뷔했던 10년차 배우다.
 
그동안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지만, 이렇다할 큰 인상은 남기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소위 '강남오빠'로 등장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현재 촬영 중인 MBC '구가의 서'에서도 얼굴을 각인시켰다.
 
그런 그가 '화이'에서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관객에게 다가왔다.
 
'화이'에서 유연석이 맡은 배역은 악질적으로 부동산 거래를 하는 조직의 행동대장 격의 박지원이다.
 
그가 임팩트를 안기는 장면은 악질 경찰 창호(박용우 분)와 맞붙는 부분이다. 창호가 지원을 깡패라고 깔보는 장면에서 유연석은 박지원을 통해 사악한 눈빛과 잔인한 표정으로 창호를 죽일듯이 매섭게 몰아치며 스크린을 장악한다.
 
유연석이 박지원을 통해 보인 이 장면은 그가 보였던 선한 인상과는 너무도 대조돼 더욱 여운이 깊다.
 
'화이' 장준환 감독은 "유연석이 맡은 배역은 분량이 많지 않지만 중요한 역할이다. 영화 중후반부에 긴장감을 확 끌어올려야하는 인물이다. 당일이 새벽 촬영이었는데 자기 장면을 완전히 가져가더라. 박용우와 주고 받는 장면을 보는데, 강단이 있고 힘이 느껴지는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김성오(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김성오 - 웃음을 담당하는 악역
 
김성오에게 있어 신 스틸러는 이제 익숙한 단어다. 영화 '아저씨', SBS 드라마 '싸인', '마이더스' 등에서 이미 호평을 접한 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껏 잔인하고 무섭고, 나쁘기만한 역할을 주로 맡아와서 인지 그에 대한 이미지는 어둡고 무거웠다.
 
하지만 이러한 김성오에게 '깡철이'는 특별한 작품이 될 것 같다. 분량이나 비중이 적지 않지만 등장할 때마다 기대감을 감돌게 하고, 다른 작품에 비해 가볍고 유머러스하기 때문이다.
 
김성오가 '깡철이'에서 맡은 역할은 조직폭력배 수장 상곤(김정태 분)의 동생 휘곤이다. 사납고 매서운 조폭인 점은 이전 작품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웃음을 혼자 담당하는 것은 다른 지점이다.
 
극중 휘곤은 흥분하면 혀가 짧아지고 말을 심하게 더듬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김성오는 이러한 휘곤의 특성을 완벽하게 살려냈다. '총 내놔'를 '통 내놔'라고 하는 그의 연기는 웃기면서도 자연스러워 마치 현실에 존재할 것 같은 기분을 준다.
 
사투리 연기도 대단하다. 서울 출신인 그는 부산 사투리를 한참 동안 연구한 뒤 촬영에 임했다.
 
부산 출신 배우 김정태는 "김성오의 사투리 연기는 99점을 주고 싶다. 사투리 연기를 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준비했느지 딱 감이 온다. 김성오는 정말 완벽히 사투리 연기를 해냈다"고 극찬했다.
 
◇'소원' 포스터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강성해 - '소원'에서 가장 나쁜 놈
 
영화 '소원'은 아동 성폭행 사건을 드라마틱하게 꾸민 작품이다.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심성이 곱고 착하다. 이들이 이렇듯 착하게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나쁜 캐릭터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나쁜 역할을 배우 강성해가 맡았다. 강성해의 역은 소원에게 성폭행을 저지른 범인이다. 아이와 가족이 받은 상처에 공감하게 되면, 범인이 등장할 때마다 분노가 치밀고 영화를 보던 중에도 욕이 튀어나온다.
 
특히 범인이 소원의 아버지 동훈(설경구 분)에게 "애가 되바라진 게 아빠를 닮아서 그렇구나"라고 하는 장면이나,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장면은 진심으로 화가 치민다.
 
작품을 보면서 악역에게 화가 치민다는 것은 그만큼 그 배우가 연기를 잘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올해 51세로 주로 연극무대에서 활약했던 배우 강성해는 '소원'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나쁜 배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사실 이 역할을 제의할 때 미안했다. 이런 역할은 사람들에게 크게 욕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흔쾌히 연기를 해주더라. 이 영화 배역들이 대부분 착하게 나오는데 그것은 강성해라는 배우가 나쁜 역할을 충실히 해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영화가 더욱 성장하려면 강성해와 같은 배우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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