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엄지원이 느낀 '소원'
2013-09-23 19:43:48 2013-09-23 19:47:31
(사진제공=롯데인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배우 설경구와 엄지원이 영화 '소원'에서 짙은 가족애를 그렸다. 이 영화는 지난 2008년 일명 '나영이 사건'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가해자의 잘못에 대해 고발하기 보다는 피해를 겪은 당사자와 가족, 주변 지인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소원'에서 아버지 동훈 역을 맡은 설경구와 어머니 미희 역을 맡은 엄지원은 굵은 감정선과 진심이 묻어나는 연기로 보는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연기력으로는 이미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두 배우에 대해 '한층 더 성숙한 느낌'이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23일 오후 2시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소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설경구, 엄지원, 이레가 참석했다.
 
설경구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설경구 "시나리오 읽지도 못했는데.."
 
동훈 역을 맡은 설경구는 과거 '오아시스'에서 선보였던 인간미가 가득한 아버지의 모습을 연기한다. 딸에게 무심했던 모습을 후회하면서 다시 행복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하는 모습을 담담한 듯 절실하게 그려냈다.
 
이날 이준익 감독은 "캐스팅이 정말 쉬웠다. 시나리오 보내고 금방 설경구한테 연락이 왔다. 보통은 3개월도 걸리는데 정말 쉬웠다. 연기는 굳이 얘기하지 않겠다. 보시면 알지 않냐"라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이에 대해 설경구는 "사실 시나리오가 왔는데 못 열어봤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러다가 어떻게 읽게 됐고 감독님을 만나게 됐다. 피해자의 아버님 말씀이 감동적이었다. '숨어서 살고 알려질까 겁내고 그럴수록 정면돌파를 하자'는 말이었다. 그 얘기가 크게 와닿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평범한 일상이 큰 소원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것이었다. 한 시간, 일분, 일초가 흩어지나가는 소원일 수 있겠지만, 그 평범한 시간도 소원이를 통해서는 소중한 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엄지원·이레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엄지원 "진짜 미희가 되고 싶었어"
 
엄지원은 이번 작품을 위해 살을 6kg 이상 찌웠다. 또 극중 내내 노메이크업으로 촬영했다. 옷차림도 그저 아줌마처럼 편안하게 입었다. 임신 5개월부터 만삭이 돼가는 과정을 그려야했기 때문이다.
 
엄지원은 "정말 미희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예쁘게 보이지 말자' '예쁘게 보이는 걸 포기하자'고 생가했다. 영화 속 얼굴은 정말 안 예쁘더라. 진심으로 연기하길 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설경구 선배도 노 메이크업으로 늘 동훈이 옷을 입고 다녔다. 상대 배우가 헤어 메이크업 하고 거울 보고 그랬다면 흔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경구 선배가 잘 도와줬다. 덕분에 진짜 미희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여배우로서 노메이크업을 하고 나오는 것은 평소에 바라지 않는 모습일텐데, 절대 가리지 않고 현장에서도 꽃무늬만 입고 촬영했다. 그런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다.
 
또 엄지원은 "작품처럼 일련의 과정을 엄마로서 겪어내는 것은 아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살아볼만한 삶을 견뎌나가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밝은 에너지를 찾아내려는 미희를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소원'은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소원이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가해자에 대한 고발이 아닌 피해자 가족의 희망을 다룬다. 설경구, 엄지원, 이레 등이 출연하며 오는 10월 2일 개봉한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

        인기 기자